[글로벌뷰] 1099. 승객안전 제일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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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AP통신에 의하면 얼마 전 미국 델타 항공사의 기장이 애틀랜타에서 도쿄로 가는 비행 도중에 포틀랜드에 착륙한 (cut the flight short and landed in Portland) 사건이 있었다.

항공사측이 기내의 비즈니스 좌석 수를 늘리기 위해 비행 중에 승무원들이 쉬는 공간을 줄이자 (shrunk the bunks) 피곤한 상태에서 비행기를 운항해 승객의 안전을 저해하는 것 (jeopardizing the safety of the passengers) 보다는 차라리 비행을 중단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고 비행기를 착륙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이 때문에 영문도 모르는 승객들은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야 하는 (had to transfer to another plane) 불편을 겪었다지만, 기상이변 등으로 운항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승객의 안전보다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 또는 "한다면 한다. (I can do it.)" 는 만용 (?) 때문에 위험을 무릅쓴 것처럼 보이는 행위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또한 이 사건은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이 조종사야말로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있는 (safety of passengers comes first) 철저한 안전 운항 신봉자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 정년퇴직 11개월을 앞두고 있는 본인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무릅쓴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97년 이후 우리 민항기가 일으킨 22건의 사고 가운데 아직 조사 중인 5건을 제외하면 모두가 조종사의 실수나 정비불량이 원인이었다는 건설교통부의 발표가 있었다.

더 이상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사들은 비행기 운항 관계자들에게 충분한 대우와 휴식을 제공하는 등 승객안전 제일주의 (Passenger safety comes first) 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민병철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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