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등서 장애인 동호회 운영하는 장애인 서문원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컴퓨터 통신망과 인터넷 등에서 장애인 동호회 '참사랑' 을 운영하는 서문원 (徐文源.34.서울동대문구휘경동) 씨는 뇌성마비로 보행과 언어에 불편을 겪고 있는 2급 장애인이다.

그러나 徐씨는 사이버 세계에 들어서기만 하면 정상인보다 더 활력이 넘친다.

徐씨는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자신의 전공 (복지행정) 을 살려 지난 97년부터 장애인 복지에 관한 각종 자료와 논문.신문기사를 인터넷에서 찾아내 '참사랑' 자료실에 게재하고 있다.

지금까지 徐씨가 게재한 논문 등 장애인 관련자료 건수는 줄잡아 3백여편. 徐씨는 또 매일 여의도 장애인재활정보센터로 출근,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는 한편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사이버 쇼핑몰 사업을 준비중이다.

적극적인 성격에다 특수학교 대신 일반학교를 졸업한 뒤 장애인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 등이 최근 '오체불만족 (五體不滿足)' 이란 책을 펴낸 일본의 오토다케 히로다타 (乙武洋匡) 와 똑같아 '한국의 오토다케' 로 불린다.

徐씨가 사이버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93년.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뒤 장애인 직업학교에서 컴퓨터 편집과정을 이수하려 했다가 손가락 장애로 인해 입학을 거절당한 것이 오히려 계기가 됐다.

오기가 생긴 徐씨는 스스로 컴퓨터 앞에 앉아 불편한 손가락으로 더듬더듬 자판을 익혀 나갔다.

徐씨는 이듬해인 94년엔 장애인 복지향상에 기여하고자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학원에 진학, 2년여만인 지난 97년 마침내 '재가장애인 복지정책에 관한 연구' 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던 시대는 이미 지났지요. 비록 손놀림은 둔하지만 사이버 세계에선 계단을 오르내릴 때와 같은 제약이 없거든요. " 곰두리 인포넷 '참사랑' 주소 www.ksrd.or.kr

글 = 정제원.사진 = 오동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