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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방문 음악회 '해설이 있는…' 전국 대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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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보성여중 (교장 김춘애) 강당. 피아노 트리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연주하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 에 이어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사랑은 어떤 건가요' ,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 중 2악장, 생상의 '백조' , 하이든과 멘델스존의 '피아노3중주' 가 빚어내는 다채로운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강당을 가득 메운 전교생 8백여명은 한결같이 상기된 표정. 피아니스트 이경미.바이올리니스트 이경심.첼리스트 이경진 등 세 자매로 구성된 경 (京) 트리오는 연주도중 번갈아 가면서 해설을 맡아 작품의 특징과 감상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날 공연으로 공연기획사 크레디아 (대표 정재옥)가 전국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교 방문 음악회 '해설이 있는 스쿨 클래식'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 초 전국 중.고교 음악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주회를 희망하는 학교가 많았으나 우선 서울 지역 10개 학교를 선정, 시범 진행하게 된 것. 협찬사 선정이 끝나고 재원이 마련되는 대로 내년부터 전국을 누비면서 방문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보성여중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오은진 (34) 교사는 "격주로 실시되는 특활시간을 조정해 크레디아의 '스쿨 클래식' 을 신청했다" 며 "이런 기회가 앞으로도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스쿨 클래식' 은 청소년 관객 개발을 위해 지난 97년부터 '여름방학 음악축제' 를 기획해온 크레디아사가 소속 아티스트들을 설득해 추진하게 됐다. 오케스트라나 공연장에서 해야할 일을 일선 기획사가 발벗고 나선 것.

공연장에서 관객을 기다리지 않고 관객을 직접 찾아가겠다는 의도다. 피아니스트 강충모.김대진.문익주, 첼리스트 양성원, 하피스트 나현선, 경트리오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도 뜻을 같이 했다.

첫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트리오의 리더인 피아니스트 이경미 (36) 씨는 "97년부터 일본 뉴저팬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학교 방문 콘서트에 협연자로 출연했던 경험도 있고 해서 기꺼이 출연에 응했다" 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학교 방문 콘서트는 공연장이나 오케스트라가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는게 대부분. 학교 음악교육의 낙후성만 탓하다가는 교향악단의 몰락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음악인들이 음악교사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스쿨 클래식은 5월20일 정화여중 (피아니스트 강충모) , 27일 아현중 (양성원.문익주 듀오) , 7월15일 용강중 (피아니스트 강충모) , 10월15일 영란여중 (경트리오) 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02 - 598 - 8277.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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