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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는 그 자체가 최고의 홍보, 언론 적극 활용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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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호 30면

우리나라에서도 인수합병(M&A)을 중요한 성장전략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M&A에 대한 사례가 적어 M&A거래의 전체 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M&A 전문가들은 매우 드물다. 특히 세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에 있는 기업을 인수하거나 경영권과 관련된 각종 M&A 기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를 확보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M&A에는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사항을 잘 점검해야 한다.

성보경의 M&A 칼럼

첫째,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절한 M&A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 경영자들이 진행하는 M&A는 대개 대상 기업의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것이다. 하지만 M&A는 인수합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식교환도 있다.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는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경기 성장기에는 중소 규모의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게 좋다. 경기 성숙기에는 경쟁자의 숫자를 줄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한 만큼 경쟁기업 간 합병 전략도 유용하다. 반면 경기 후퇴기에는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핵심 분야가 아닌 분야를 정리하는 기업 분할 전략을 선택하는 식이다. 경기 침체기에는 부실자산과 부채를 저렴한 가격에 인수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둘째, M&A에 사용되는 자금을 조달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투자 금융의 종류에 따라 금리나 규모, 상환기간이나 성공보수·상환보증 등 자금조달에 따른 조건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들은 기업을 인수할 때 비교적 자금조달이 쉬운 차입매수(LBO)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LBO는 자금조달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다. 이 때문에 대상 기업을 사들여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투자가에게는 부적합하다.

대신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후 즉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올린 뒤 높은 가격에 되팔아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모펀드나 기업 사냥꾼에게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셋째, 기업 내부에 M&A를 총괄할 수 있는 전문가를 확보하거나 외부 M&A 전문회사와 장기적인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게 좋다. M&A는 대상 기업 선정에서부터 진행과정,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전문적인 협상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M&A 전 과정에서 체결하는 각종 계약서에 대한 검토나 대상 기업에 대한 비밀유지 사항의 준수, 대상 기업에 대한 정밀실사 및 분석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 대상 기업의 사후관리를 위한 통합작업의 추진 등 검토해야 할 내용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겪다 보니 언제라도 돌출 변수들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최고결정권자의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 전문가가 옆에 있으면 신속한 결정에 도움이 된다.

넷째, 대상 기업에 대한 정밀실사를 통해 M&A 후에 활용할 수 있는 성장전략을 짜야 한다. 현미경을 들고 대상 기업을 들여다보는 것은 현재 가치는 물론 미래 가치까지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밀실사는 M&A 이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이때 축적된 정보와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M&A 대상 기업에 대한 관리 자료로 삼고 M&A 참가자에 대한 평가자료로도 활용해야 한다.

다섯째, 협상 초기에 이쪽의 전략을 너무 노출시키지 말아야 한다.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같은 정보라도 전달하는 방법과 시기를 달리해야 할 때가 있다. 어느 시점에 어디까지 상대에게 정보를 던져주느냐가 M&A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 기업들이 국제 M&A 시장에서 열세를 보이는 것도 상대방의 전략을 분석하기보다 자기 쪽의 전략과 정보를 너무 쉽게, 너무 빠르게 노출시키는 데 원인이 있다.

여섯째, 각국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과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언론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M&A는 해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큰 해외투자가를 유치하는 일이다. M&A가 성사되면 각종 언론매체에 보도된다. 이때가 기업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기도 하다. 또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관료들도 이런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일곱째, 재무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M&A는 큰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투자가를 유치하며, 투자가는 되팔 때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를 따져 보고 인수가격을 정한다. M&A전략을 통해 세계 거대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한 GE의 M&A 방식은 재무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무리 큰 시너지 효과를 추구할 수 있어도 되팔 때 재무이익을 실현할 수 없다면 매력적인 M&A가 아닌 것이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대부분은 적극적으로 M&A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M&A는 기업을 설립하여 성장하는 것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치밀한 전략 없이 뛰어들었다간 오히려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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