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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스 와 브리트니 중 대통령감 꼽으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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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스 힐튼

뉴스위크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풍부한 외국 체험과 바람직한 정견과 자질이 있는 여성 후보들은 얼마든지 있다.

힐러리 클린턴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그녀의 경쟁자는 세라 페일린(2008년 미 부통령 공화당 후보) 말고도 많다. 얼마 전 데이비드 레터먼의 토크쇼에선 최근 살을 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비키니 차림으로 나와 날씬해진 몸매를 뽐내며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대통령이 될 경우 달라질 미국의 모습 10가지’를 꼽았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라고? 비키니 차림으로 TV에 출연해 자신이 최고의 대통령 감이라고 말한 금발 여성이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10월 존 매케인 후보는 버락 오바마 후보를 공격하는 선거광고에 패리스 힐튼의 사진을 넣었다. 그러자 힐튼은 자신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반박 광고로 앙갚음을 했다.

“주름 투성이의 그 백발 노인(매케인을 말한다)이 내 사진을 자신의 선거 광고에 이용한 걸 보면 나를 대통령 후보로 생각했다는 말 아니냐?”고 그녀는 말했다. 스피어스와 힐튼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밝힌 마당에 두 사람이 선거에서 맞붙으면 누가 이길지 한번 따져 보면 어떨까? 두 비키니 대통령 후보의 경쟁에서 각각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 봤다.

정책

스피어스 레터맨 쇼에서 대테러 전쟁에 중점을 둔 외교정책을 제시했다. 스피어스 정부는 오사마 빈 라덴을 다시 주요 의제로 올릴 듯하다. 그녀는 “내가 새로 출시할 향수 ‘서커스 팬터지’의 매혹적인 향기를 이용해 오사마를 은신처에서 유안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스피어스 대통령은 알카에다를 처치한 뒤엔 좀더 적극적인 지역 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 미국은 카보(멕시코 휴양지 카보 산 루카스)처럼 재미있는 곳만 침략하겠다.”

힐튼 에너지 정책에 중점을 뒀다. 그녀는 비디오에서 “수입 석유 의존도를 낮출 방법으로 오바마는 신기술 개발을, 매케인은 대륙붕 유전 개발을 주장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렇다면 힐튼 정부의 해결책은 뭘까? “철저한 환경감시를 통한 제한적인 대륙붕 유전개발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 개발에 주는 세제혜택”을 결합한 정책이다.

승자 카보 산 루카스 침략도 좋지만 이 항목에선 힐튼의 승리를 인정해야 할 듯하다. 힐튼의 에너지 정책은 진짜 정치인들도 마음에 들어 할 만큼 논리가 정연하다. 이 비디오가 방영된 뒤 매케인의 대변인 터커 바운즈는 TMZ(연예 뉴스 사이트)에 “힐튼의 에너지 정책이 오바마보다 더 실질적인 듯하다”고 말했다.

러닝메이트

스피어스 토크쇼에서 마음에 둔 러닝메이트를 확실히 지목했다. “간단하게 말할게요. 디디(힙합 스타 퍼프 대디의 별명) 부통령.”

힐튼 이 비디오를 찍을 당시 마음을 확실히 정하진 못했지만 “리하나(여성 팝스타)를 염두해 뒀다”고 말했다.

승자 리하나도 매력적이지만 디디의 화려한 경력이 단연 돋보인다. 그래미상 3회 수상, 비디오뮤직어워드(VMA) 2회 수상,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상 수상. 게다가 음반회사·의류업체·영화제작사·식당 등 사업 투자에도 일가견이 있다. 스피어스의 선택이 탁월했다.

퍼스트 맨

스피어스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배우자가 여성(퍼스트 레이디)이 되진 않으리라 확신한다. 하지만 스피어스의 백악관엔 퍼스트 맨도 없을 듯하다. 귀여운 두 자녀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는 스피어스는 계속 독신으로 지내지 않을까?

힐튼 현재 남자 친구는 더그 라인하트. 라인하트는 리얼리티 쇼 ‘더 힐스’(The Hills: LA 미녀 4인방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로렌 콘래드의 전 남자 친구다.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면서 관계를 유지해 온 힐튼과 라인하트는 파파라치에게 큰 인기다. 공개적인 애정 표현(PDA)을 좋아하는 커플이기 때문이다. 미국인 중에 그들이 키스하는 모습을 못 본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보기엔 별로인데 힐튼은 라인하트가 왜 좋은지 모르겠다.

승자 이상한 남자 친구보다는 남자 친구 대신 두 명의 귀여운 아이가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 항목에선 스피어스가 이겼다. 경제와 의료보험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애인과의 이별이나 재회를 반복하면서 공개적으로 애정 표현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보단 귀여운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때 바니(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애견)처럼 백악관에서 뛰어 노는 모습을 보는 편이 나을 듯하다.

외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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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스 스피어스
스피어스 거물급 정치인의 기준으로 봐도 해외여행을 많이 하는 편이다. 현재 여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서커스(Circus)’ 출반 기념으로 세계 순회공연 중이다. 2009년 들어 최고 흥행수익을 올린 미국 순회공연을 끝내고 유럽과 호주, 아시아 순회공연 길에 올랐다. 그동안 적립된 항공 마일리지 덕분에 백악관의 항공료가 절약될 듯하다.

힐튼 스피어스는 공연 때문에 해외여행을 많이 하지만 억만장자의 상속녀인 힐튼은 마음 내킬 때 언제든 훌쩍 떠나면 된다. 힐튼은 툭하면 남자 친구와 외국 해변에 누워있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다. 미국의 대 열대지방 국가 외교에 나쁘진 않을 듯하다. 하지만 힐튼의 외국 체험은 단순히 재미 삼아 하는 여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각지를 돌며 향수·가발·의류를 파는 등 국제적인 사업 경험도 있다. 게다가 일본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힐튼의 옷차림을 한 ‘헬로 키티’ 인형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떠오르는 태양’의 나라 일본이 힐튼 정부의 대 아시아 관계에서 교두보 역할을 할까?

승자 세계적 인지도는 스피어스가 더 높겠지만 힐튼은 벌써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힐튼 대통령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마음도 사로잡으리라 믿는다.

★★★
대통령 후보의 평가 기준에 외모를 포함하는 일은 저속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그동안 미국인들의 대통령 선택 기준에는 외모가 분명 포함됐던 듯하다. 오바마가 매케인을 이겼고, 클린턴이 아버지 부시를 밀어냈고, 케네디가 닉슨을 누르지 않았던가? 또 로스 페로는 두 번이나 대권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그러면 현재까지 동점을 기록한 스피어스와 힐튼의 외모 대결 결과는 어떨까?

비키니 맵시

스피어스 최근 날씬해지기는 했다. 하지만 레터맨 쇼에 나왔을 때 쉴새 없이 양쪽 다리를 번갈아 꼬아가며 앉는 모습은 섹시해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해 보기 민망했다.

힐튼 언제나 날씬하다. 그리고 선거광고 비디오에선 비키니에 끝이 뾰족한 하이힐을 매치해 맵시를 더 살렸다.

승자 스피어스에겐 미안하지만 힐튼에게 더 눈길이 간다.

ISIA JASIEWICZ 기자 / 번역·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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