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청약예금 소형도 늘기시작…15개월만에 증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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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IMF체제 이후 부동산값 급락으로 해약사태를 빚었던 청약예금 가입자 수가 지난 3월, 15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민영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예금으로 다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대형 평형의 경우 지난 2월에도 소폭 늘었지만 3월 들어서는 이같은 청약예금 증가세가 전 평형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가입추세 =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청약예금 가입자수가 53만8천1백71명으로 2월말 (52만4천72명) 보다 2.7% 늘었다.

한달새 2만2천2백14명이 새로 가입하고 8천1백15명이 해약,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97년 11월 이래 처음으로 1만4천99명이 순증했다.

총 가입금액도 2조2천3백87억원으로 한달새 9백23억원이 불어났다. 규모별로 보면 신규 가입자 중 전용면적 25.7평 이상 중.대형 평형 예금이 1만7천4백88명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또 청약부금과 국민주택을 신청할 수 있는 청약저축 가입자 수는 여전히 줄어들고 있지만 감소폭이 둔화되는 추세다.

◇ 증가원인 = 지난달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전면 폐지된데다 주택 한채만 소유한 사람에 한정했던 민영주택 1순위 청약자격이 2채 이상 소유해도 가능하도록 변경되는 등 청약과 관련한 제도가 크게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동산 경기가 조만간 회복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돼 최근 수도권 일부 인기지역에서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는 등 과열현상을 보인 것도 작용했다.

특히 중.대형 평형의 예금에 신규 가입자가 몰리는 것은 무주택 서민층보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넓은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여유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전망 = 최근 시중에 돈이 남아돌고 있는 데다 집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중.대형 평형에서 소형 평형 예금은 물론 청약저축.청약부금으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 김정렬 소장은 "아파트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정부가 부동산경기 활성화대책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어 청약관련 예금의 인기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 고 분석했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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