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 '유고 합병안' 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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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나토의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국가두마 (하원) 는 16일 유고연방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고연방을 러시아 - 벨로루시 연방에 참여시키는 합병 결의안을 승인했다.

러 하원은 이날 찬성 2백93, 반대 54의 압도적 표차로 합병 결의안을 승인해 3국통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로써 3국통합 의제는 다음달로 예정된 러 - 벨로루시 통합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며 통과될 것이 확실시 된다.

3국통합이 당장 이룩되는 것은 아니며, 성사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제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나토의 유고연방 공습에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감을 주게 될 것이며 유고연방에는 지원의 효과를 낼 것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25일 러 - 벨로루시 양국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서명 발표한 2국동맹 결성 선언에 이은 새로운 지역통합 경향의 증대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당시 발표된 러 - 벨로루시 통합추진 선언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듯 러 - 벨로루시 연방에 유고연방을 통합시키자는 노력도 나토의 공습 때문에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3국통합 노력은 서유럽의 유럽연합 (EU) 통합강화와 유로화의 출현 등에 맞서 슬라브 동맹을 결성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오래전부터 올레그 루미얀체프와 같은 러시아내 이론가들과 정치가들에 의해 준비되고 추진돼 온 것이다.

또 99년 1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일부 의원들간에 우크라이나도 이러한 통합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선언이 나오고 양국 대통령간 우호협력 선언이 발표된 것도 외부세계가 폄하한 이 지역의 재통합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건중 하나다.

다시 말해 이번 결정은 소련 해체후 옛 소련권 지역에서 나타났던 최초의 통합노력인 러시아와 벨로루시의 통합선언을 지리적으로 동유럽까지 확대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앞서 말했듯 이번 결정은 즉각 효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올레그 시수예프 크렘린 행정실 부실장은 "하루 아침 혹은 한 두주일 사이에 이뤄질 문제가 아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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