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생명수 '팔당호 살리기' 우리 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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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팔당호 살리기' 상징물 만든다

8만 양평군민들이 '수도권 주민의 생명수 팔당호를 살려내겠다' 며 오는 19일~7월 30일 '벽돌 8만장 모으기 운동' 을 벌인다.

이 운동을 주최하는 양평예술인협회는 주민들로부터 벽돌 1장씩을 자발적으로 기증받거나 벽돌 한장 가격의 성금을 모을 예정. 주최측은 기증받은 벽돌과 성금으로 연내에 팔당호 인근 양평읍양근리 군민회관 앞 5백평 부지에 '맑은 물 지킴이' 상징 조형물을 조성한다.

이는 "이웃들이 생명수로 나눠 마실 팔당물을 살리는 운동에 벽돌 한장을 쌓는 정성으로 동참하겠다" 는 의지의 표현. 이 운동에 시동을 건 양평예술인협회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팔당호 주변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해 상수원과 관련한 각종 규제제도 철폐 및 완화를 요구했던 단체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재우 (李栽雨.62.방송극작가) 양평예술인협회 회장은 "상수원 보호에 따라 지역개발이 지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맑은 물을 지키는 의무를 저버릴 수 없어 8만 군민들과 팔당호 살리기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 고 취지를 설명했다.

양평 주민들은 특히 지난해말부터 올초까지 상수원 추가규제 조치에 맞서 극렬히 반대운동을 벌인 결과 서울등 수혜지역 주민들에게 각인된 부정적 이미지를 이 운동을 통해 씻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앞으로 남한강변과 팔당호 주변에서 환경음악회.환경세미나.맑은 물 사랑 강변걷기 대회.환경시화전 등 다양한 환경보호 캠페인 및 행사도 열어 팔당호 살리기 운동 붐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민병채 (閔丙采) 양평군수는 "이 운동은 '맑은 물을 주민 스스로 지켜야만 지역발전도 이룰 수 있다' 는 주민각성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 이라며 "군은 상수원 규제에 따른 지역발전의 한계를 환경농업과 문화적 가치창출로 극복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 6년째 청소하는 육군 결전부대

"2천만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팔당호 살리기에 군이 앞장서겠습니다. " 육군 결전부대원 1백여명은 매월 첫째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고무보트와 모터보트 20여대를 끌고 팔당호로 향한다. 이들은 팔당호 수면 위와 조그만 바위섬, 강가 등을 샅샅이 돌며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를 말끔히 청소한다.

장병들이 지난한해 동안 수거한 쓰레기 양은 1백97t.올들어서도 이미 88t의 쓰레기를 건져냈다.

6년째 이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 부대가 팔당호살리기에 나선 것은 유원지.농가 등의 오.폐수와 쓰레기로 팔당호가 오염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 1만여 장병들은 매주 토요일 순번을 정해 관할 구역인 양평.여주지역 남한강.북한강변과 신내천등 부대주변 지천에서 생활쓰레기를 줍고 수질오염 감시활동을 벌인다.

또 남한강 주변 양수.이포.여주대교 등 9곳에 설치돼 있는 감시초소에서 본연의 정찰활동과 함께 24시간 수질오염 감시활동도 편다.

오.폐수 유입과 취사.낚시.세차 행위 등을 발견하면 현장에서 지도를 하고 심할 경우 행정관서에 고발도 한다.

결전부대는 지난해말 50개 모든 단위부대에 전군 최초로 완벽한 오.폐수처리시설을 설치했다. 게다가 부레옥잠.미나리.갈대.숯 등을 이용하는 최종 간이정화시설 25개까지 추가로 갖춰 '환경부대' 임을 자랑하고 있다.

부대장 박청욱 (朴淸旭.55) 소장은 "나라는 지키는 마음으로 팔당호도 지키고 있다" 고 밝혔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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