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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의 재테크 세미나] 주식종목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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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짐작하려면 아시아 각국의 주가를 살펴야 한다. IMF이후 한국의 주가는 태국의 주가와 거의 동일한 움직임을 보였다.

아시아 증시는 또 일본 엔의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즉 엔이 강해지면 아시아 주가는 오르고 반대로 엔이 약해지면 아시아 주가는 내리는 경향이 있다.

주가는 국내 경기상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2분기를 바닥으로 감소율이 둔화됐고 4분기에는 플러스로 돌아섰는데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아직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의 선도적 역할을 감안할 때 전체산업의 반전 가능성도 조심스레 내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반도체산업이 전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현재 12% 수준이고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 이 높을 뿐만아니라 선도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궁극적으로 영업실적을 반영하지만 시중자금의 유동성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최근의 유동성 장세를 분석해보면 세가지 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지난해 대규모 종합수지 (경상수지+자본수지) 흑자가 발생했다. 80년대 후반 이후의 경험으로 보면 종합수지와 주가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외국인의 한국시장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순매수가 5조원이 넘었고 올해는 7~8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투자 비중이 급속히 증대, IMF 이전 한국보다 비중이 높았던 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을 젖힌 상태다.

마지막으로 저금리의 정착으로 주식의 상대적인 메리트가 급부각하고 있다.

증시내 수급상황도 주식에 우호적이다. 개인의 금융자산 (98년말 약 6백50조원) 중 주식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 최근 6%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금융기관의 자산운용중 주식의 비중은 96년 8% 이상에서 최근 3% 수준으로 떨어졌다.투신사들이 운용하는 각종 펀드중 주식형의 비중은 94년말 22%에서 최근 5%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모두가 주식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는 비약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예고해주고 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주식공급물량은 현 시가총액대비 약 15%로 94~97년의 평균 4% 수준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예상수요를 감안할 때 소화하기 힘들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지난해 원.달러환율이 1천5백원에서 최근 1천2백원으로 하락, 수출업체들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지만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수출단가면에서 반도체의 수출단가 하락률이 둔화되고 있어 철강.석유화학.자동차 등 업종에도 비슷한 회복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해준다.

따라서 지금까지 내수업종에 치중해 온 종목선택도 하반기에는 수출업종으로 전환해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구조조정 수행여부가 주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5대그룹 가운데 98년중 부채비율 (자산재평가는 제외) 이 낮아진 삼성과 SK의 주가는 지난해 소폭 상승했으나 부채비율이 증가한 현대.LG.대우의 주가는 30% 이상 하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선택에서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가 구조조정의 성공여부란 얘기가 된다.

종합지수는 지난 10월 3백선에서 최근 7백선을 육박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연히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을런지, 오른다면 목표는 얼마로 잡아야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과대.과소평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가지 있는데 여기서는 기업의 실질가치가 영업이익의 몇배인가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93년 이후 주가상승시엔 6.5~7.5배, 하락시엔 6~7배에 머물렀다.

지금은 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올해 예상이익에 7.5배를 적용할 경우 목표지수는 7백50이 나온다. 물론 연말에 가서 내년도 이익에 근거한 주가는 이보다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구조조정 여부 등을 고려,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되는 종목을 골라보면 <별표> 에 있는 것과 같다.

대형주에서는 LG화학.한국타이어, 중소형주에서는 한국카프로락탐.새한정기 등 경기에 민감한 종목들이 다수 포함돼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승식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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