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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인사들 '각자 총선앞으로'…개별적으로 재기 모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5공 인사들의 정치 재기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두환 (全斗煥) 전 대통령의 고향 방문 길을 따라나선 전직 고위 인사들의 언행에서 그러한 의욕이 드러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모양새는 일단 '개별적' 인 형태다.

11일 全전대통령은 가야산 등반에 나서면서 "신당을 만들 생각이 없다.

훈수나 두면 되지, 당을 만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거듭 밝혔다.

따라서 측근들은 5공 전체가 움직이는 조직적인 행동에는 표면적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

지역 텃밭을 갈아 국회에 진출하는 목표를 위해 각개약진 중이다.

그만큼 재기의 모색도 다양하다.

현정권과의 제휴 가능성을 타진하는 조심스러움이 느껴진다.

대구 출신 정호용 (鄭鎬溶) 전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하는 일을 5공 인사들이 도와줘야 한다" 며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나라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나설 수도 있다" 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회의의 전국정당화 추진에 뛰어들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한때 서울 송파갑 재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혔던 장세동 (張世東) 전 안기부장은 내년 총선을 겨냥해 자신에게 '유망' 한 지역구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출신 허삼수 (許三守) 전 의원도 "나는 남은 여생을 5공의 명예회복에 바칠 것" 이라고 말해 정치재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全전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全敬煥) 씨도 고향 합천 출마설이 오래전부터 나왔다.

이종구 (李鍾九) 전 국방장관과 오일랑 (吳一郎) 전 경호실 안전처장 등이 대구와 전북 고창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측근인사는 "다음 총선에 우리들 중에서 적어도 10명 이상은 출마할 것" 이라며 "최소 7~8명은 당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들의 정치재개가 개별적 양상을 띠는 데는 전략적 측면이 있다.

연희동의 한 관계자는 "신당창당 등 조직적인 세 (勢) 과시는 여론관리에 역효과를 낼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고 지적했다.

한편 全전대통령은 대구에서 자신이 구속됐던 시절 구명운동을 벌였던 시내 모다방 주인을 찾아 답례하고, 상공인들과 만나 저녁을 함께 하며 경제사정을 듣기도 했다.

합천 =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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