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작가 레몽 장의 크로테스크한 변신…'쓰레기 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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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영화로도 소개된 '책 읽어주는 여자' 이래 국내독서계에서 단단한 고정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작가 레몽 장의 '쓰레기 왕' (세계사.6천원) 이 번역돼 나왔다.

무대는 빈부격차가 극심한 남미의 한 도시. 주인공은 쓰레기를 뒤져서 생계를 유지하는 극빈층을 착취, 부도덕한 사업이익을 기반으로 국회의원까지 진출한 인물 돈 페드로다.

쓰레기더미에서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어린 소녀의 육체를 탐하는 난봉까지도 마다않는 이 인물을 작가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희화적으로 그려낸다.

흔히 '바로크적' 이라고 묘사하는 이같은 분위기는 '카페 여주인' '오페라 택시' 등 이전에 국내에 번역된 레몽 장의 작품의 경쾌한 맛과는 다소 다르다.

그는 83년 '오페라택시' 로 프랑스의 대표적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다.

프로방스대학 불문학교수를 역임한 레몽 장은 어떤 프랑스작가보다도 한국문학계와 인연이 깊은 편. '책 읽어주는 여자' 를 직접 번역한 평론가 김화영교수 (고려대 불문학) 를 비롯, 소설가 최윤교수 (서강대 불문학) 등이 그와 사제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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