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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아파트 프리미엄 수도권만 날개 달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거의 자취를 감췄던 분양 아파트 프리미엄이 지난해 말부터 다시 등장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값 상승 분위기에 힘입어 아파트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웃돈을 주고라도 분양권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부쩍 늘어난 때문이다.

주택업체들이 분양촉진을 위해 분양가를 시세보다 낮게 책정한 것도 프리미엄 등장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인기지역 분양권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으며 서울의 일부 아파트는 분양이 끝나자마자 그자리에서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하지만 프리미엄이 실제 가치보다 너무 높게 형성된 경우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 얼마나 붙었나 = 지난 2월 분양된 서울 서초동 롯데캐슬 아파트 75평형은 계약이 끝나자 마자 1억원의 웃돈이 붙었으나 물건이 없어 못팔정도다.

지난해 분양한 용인 수지LG 아파트 60평형대는 6천만~7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이 일대 다른 아파트 분양권도 분양가보다 2천만~3천만원 가량 올라있는 상태.

지난해 말 분양한 구리 토평지구 SK아파트 34평형의 프리미엄은 1천2백만원 수준이고 서울 영등포 하이트맥주공장 부지에 짓는 대우조합아파트도 1천여만원 가량 웃돈이 붙었다.

청약경쟁이 치열했던 서울 방학동 대상타운내 현대 아파트 49평형은 5천만원이 올랐다.

◇ 프리미엄이 붙는 이유 =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낮기 때문. 입주때까지 소요되는 금융비용 등을 감안한 시세차익이 바로 프리미엄. 헌 아파트보다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새 아파트의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분양가가 자율화되기 전에는 일단 분양만 받으면 시세차익이 많아 프리미엄 형성은 당연한 일로 인식됐으나 IMF한파로 기존 아파트값이 떨어지자 분양권 시세가 당초 분양가이하로 하락,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들어 주택경기 호전에 따른 시세차익이 생기면서 다시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하고 있는 것. 건설교통부의 분양권 전매 전면 허용도 프리미엄 등장을 부추겼다. 사고 파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고 양 당사자가 매도가격을 조작할 경우 세금한푼 안내고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

프리미엄은 입주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높아진다. 분양 초기 프리미엄이 거의 없었던 서울 청담동 현대 아파트 34평형은 입주 2개월을 앞둔 지금 7천여만원이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태.

◇ 적정가격 =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으면 당연히 프리미엄이 붙게 돼 있다. 특히 위치좋은 지역의 새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보다 값이 더 오를 소지가 많아 프리미엄이 커진다.

하지만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조작으로 과대평가된 아파트도 많다. 매물을 대량 확보한후 물량조절을 통해 프리미엄을 올리는 수법이 성행되고 있기 때문. 분당 야탑동 정도공인중개사사무소 문홍주 사장은 "경기도 용인 수지일대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기반시설.주거환경 등을 감안하면 평당 4백만~4백50만원이면 적당한데 현재 5백만~5백50만원선으로 높게 평가돼 있다" 고 말했다.

따라서 특별한 장점이 없는데도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것은 요주의 대상. 새 아파트는 중고주택보다 비싼 게 정상이지만 위치가 나쁜 경우 입주 후 값 상승폭이 낮다.

프리미엄이 너무 높은 아파트는 주택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 도리어 손해를 보게 된다.

현재 아파트 청약현장에 가수요가 많아 이들이 철새처럼 빠져나가면 수요부족으로 분양권 값이 하락할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가수요들이 분양권값을 잔뜩 부풀려 놓았기 때문이다.

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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