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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 107억원짜리 실개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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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남산에 107억원짜리 실개천이 생긴다. 이달 말 착공해 내년 4월께 완료되는 실개천은 남산 한옥마을~북측 산책로 1.1㎞, 장충지구~북측 산책로 1.5㎞로 총 2.6㎞ 길이다. 폭은 1~2m, 수심 30~50㎝다. 단순 환산하면 100m당 4억여원의 공사비가 드는 셈이다.

송경섭 서울시 물관리국장은 8일 “예전에 남산에는 선비들이 갓끈을 빨 정도로 맑은 물이 흘렀었지만 주변 지역 개발과 터널 건설로 계곡물이 땅속으로 스며들게 됐다”며 실개천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송 국장은 “실개천 조성과 함께 휴식공간 확충, 장충단공원 재정비, 유관순 동상 보수 등에 총공사비 188억원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남산별관 뒤편에는 100㎡ 규모의 연못도 만든다.

실개천에 흐르게 될 2000t의 물은 남산 한옥마을 등에 설치돼 있는 홍수방지용 빗물저류조의 빗물, 지하철에서 끌어오는 지하수, 남산 계곡수로 공급한다. 이를 위해 기존 콘크리트 배수로를 새롭게 만들고 연결이 끊어지는 곳에는 수로를 놓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실개천 주변에 꿀풀·택사·세모고랭이 등 고유종을 심고, 경사가 급한 곳에는 계곡물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경사가 완만한 곳에는 ‘벚나무 터널길’을 만들 계획이다. 장충단공원과 유관순 열사 동상 주변도 정비한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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