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희망취재] 유치원 들어가면 따로 재워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정혜선 (34.서울관악구 신림10동) 씨는 다섯 살난 아들이 잠잘 시간이면 고민이다.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무서운 꿈을 꾸면 어떡해" 하며 매달리기 때문이다.

주위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도 혼자 자기를 싫어해 엄마가 데리고 자는 통에 부부생활이 침해당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서울대의대 소아정신과 조수철 (曺洙哲) 교수는 "유치원에 입학할 무렵 아이를 따로 재우는 것이 좋다" 고 조언한다. 부부생활을 인식할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 또 부모와 함께 자면서 피부가 자극되면 오히려 소변 가리는 것이 늦어지고 밤에 오줌을 혼자 누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

曺교수는 "일반적으로 만 5세까지는 밤에 오줌을 싸더라도 야뇨증으로 보지 않지만 그 후에는 오줌을 혼자 못 누러가도 야뇨증" 이라며 "5세가 넘어도 엄마가 데리고 자는 것은 아이의 정상적인 오줌 가리기를 방해하는 행동" 이라고 말한다.

부모가 안심이 안돼 데리고 자면 이 불안감은 아이에게 전달돼 자립심이 길러지지 않는다. 연세대의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申宜眞) 박사는 "초등학생이 됐는데도 아이를 데리고 자는 엄마들 중 일부는 남편이나 시가와 불화를 아이를 통해 해소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고 말한다.

간혹 아이가 수면장애를 보일때는 데리고 자도록 한다. 자다가 놀라서 깨고 동공이 확대돼 있으며 가슴이 뛰고 극도의 공포가 3~4분 계속되는 '야경증' 이나 밤에 잠이 든 채 돌아다니는 '몽유병' 은 이런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예. 그러나 일주일에 2~3회 이상 계속될 때는 병원에서 뇌파검사를 하고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수면장애가 없는데도 "악몽을 자주 꾼다" 며 혼자 자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은 지나치게 피로가 쌓였거나 공포영화 등을 보고 정신적인 충격을 입은 경우. 낮에 너무 뛰어 놀지 않도록 지도하고 공포영화나 무서운 이야기는 해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공포영화에서 받은 충격이 수주일 간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을 무조건 격리하기보다는 잠이 들 때까지 아이방에서 아이 옆에 있어주는 것이 좋다. 잠에서 깨서 부모방으로 오면 다시 아이방으로 데려가 잠이 드는 것을 봐주기를 계속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버릇을 고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