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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미래모색…남진우씨 '숲으로 된 성벽'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시는 이제 더이상 문학의 중심이 아니며 문학은 이제 더 이상 문화의 중심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남진우 (39) 씨. 이런 말을 내뱉는 이면에 자리한 그의 의식은 이런 것이다.

"역사의 종말이 운위되는 시대에 시의 종말이란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살아야 하고 시인들은 시를 써야 한다. 종말앞에서, 종말을 유예하는 종말의 시를. "

그가 펴낸 세번째 평론집 '숲으로 된 성벽' (문학동네.1만원) 은 글쓰기의 본원적 미래에 대해 다시 냉철하게 성찰하고 시 혹은 소설의 미래를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미 신화와 이미지 분석에서 빼어난 성취를 이뤄낸 작가는 이번 평론집에서 평론이 갖는 엄격한 금욕주의를 뛰어넘어 글을 어루만지는 '연인으로서의 비평가' 로 탈바꿈해 있다.

따라서 날까로운 지적언어와 섬세한 감성언어가 결합된 그의 글에서 분석과 감동을 함께 느끼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시인 황동규.최승호.기형도에 대한 '사랑과 열정' , 소설가 윤대녕.신경숙.채영주.김영하에서 찾는 '세기말의 가능성' . 여기에는 글을 '이해' 하기보다 '욕망' 하고자 함과 '해체' 하려하기 보다는 '결합' 하고자 한 작가의 노력이 역력하다.

작가는 81년 동아일보에 시가, 83년 중앙일보에 문학평론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평론집으로 '바벨탑의 언어' '신성한 숲' 이 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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