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 본 올 산업동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자동차. 조선. 반도체 = 강세. 전자. 유화. 화섬 = 보합. 철강.건설 = 약세'. 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는 "미미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회복 조짐이 보인다" 는 것.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인데다,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자동차.반도체.조선 등 수출 '트리오' 를 중심으로 다소간 약진이 예상되나 건설 그리고 내수부진.통상압력 등의 내우외환이 겹친 철강산업은 여전히 안개 속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주요 업종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전망이 불투명해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고 전망했다. 소비 분야 역시 백화점의 고가 상품과 할인점 매출이 느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르지고 있다.

◇ 호전 업종 =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된 자동차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소비심리 회복과 자동차 관련 세금의 인하.폐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미 1분기 생산이 28.7% (수출 1.1%, 내수 47.1%) 늘었고 40%대에 머물던 가동률 역시 54.4%로 뛰어올랐다.

자동차협회 관계자는 "2분기 이후에는 가동률이 60%를 웃돌 것" 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출은 상대국의 불안한 경제여건 등으로 인해 4.9% 증가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역시 2년치의 물량이 확보돼 있는데다 생산성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1분기 건조실적은 32.8%나 늘었으며 2분기 이후에도 25%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국내외 업체의 구조조정으로 설비감축 효과가 기대돼 수출증가율이 20%선에 이를 전망. 다만 D램 가격이 향후 변수다.

◇ 다소 호전 = 전자. 정유. 석유화학. 화섬 등은 '소폭 호전' 이 점쳐지나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전자의 경우 일부 프로젝션TV 등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생산.수출 여건이 모두 나아질 전망이다. 전자산업진흥회 양희웅부장은 "수출은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 면서 "하지만 내수 위축은 한동안 풀리기 힘들 전망이고, 환율 움직임도 변수" 라고 진단했다.

외환위기 이후 소비감소로 크게 위축된 정유는 올들어 반등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세계적인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은 수출은 가격 상승으로 여건이 나아지는 반면 내수 전망이 불투명해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 다소 나아지긴 하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섬의 경우 2분기 생산은 5.3%, 수출은 6.4%의 증가세가 예상되나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가격과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며, 방직은 내수회복과 금리인하로 채산성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악화 = 지난해 효자 노릇을 했던 철강이 올해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 2분기 생산은 - 4.4%, 수출은 - 24.6%로 예상된다. 그나마 내수는 자동차 조선.경기 회복에 힘입어 11.5% 증가세를 보일 전망.

건설 역시 2분기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며,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돌아설 전망이다. 최근 일부 지역 아파트 분양이 과열조짐까지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인 건설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긴 무리라는 판단이다.

다만 해외건설 부문은 국가신인도 회복에 따른 수주 확대로 큰 폭 (66.1%) 의 회복세가 점쳐진다.

표재용.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