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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무료 진료 30여 년…국민포장 받은 정창근 안동시온재단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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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30년 이상 한센인을 무료 진료해온 의사가 국민포장을 받았다. 사회복지법인 안동시온재단 정창근(74) 대표가 주인공이다. 1975년 경북 안동시에서 개업의로 일할 때 “선생님께 꼭 한번이라도 치료를 받고 싶었는데 꼴이 흉해 죄송하다”는 한센인의 말에 충격을 받은 게 계기였다. 정 대표는 그때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한센인 요양소인 성좌원을 찾아 무료 진료해왔다.

1984년에는 성좌원 원장이 됐다. 돼지축사 옆에서 살고 있던 한센인들에게 집을 마련해주기 위해 월급을 반납했다. 사비를 털어 노인정을 만들고 복지관을 세웠다. 세상을 떠난 한센인을 위해 납골당 100기를 기증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부채에 시달리던 안동시온재단을 사재를 털어 인수했다. 정 대표는 “복지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에게 나가라고 하기보다 내가 길거리에 나앉는 것이 마음이 편하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온재단에는 현재 지체장애인 등 20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정부는 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제10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노인 자립에 기여한 포스코 이동희 대표이사와 41년간 아동·청소년 복지사업에 헌신한 사회복지법인 원광효도마을 오순옥 대표이사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대통령표창은 해외 긴급구호활동을 펼친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정정섭 회장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로 활동한 방송인 김미화씨 등 14명에게 돌아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영상메시에서 “사회 구석구석에 따뜻한 온기가 넘쳐 흐르도록 기업과 단체, 국민이 함께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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