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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수사의 사령탑' 중수부 18년만에 역사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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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정 (司正) 수사의 사령탑' 으로 정치인.고위 공직자들에겐 공포의 대상인 대검 중앙수사부가 18년 만에 사실상 간판을 내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전신인 대검 중앙수사국 (61년).특별수사부 (73년) 를 거쳐 5공 출범 직후인 81년 4월 설립된 중수부는 굵직한 사건을 전담해 오면서 "중수부가 노리면

피할 수 없다" 는 속설을 만들어냈다.

82년의 이철희 (李哲熙) . 장영자 (張玲子) 씨 부부 어음사기사건 수사를 비롯해 명성사건 (83년) . 5공비리 사건 (88년) . 수서사건 (91년) 과 노태우 (盧泰愚)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95년).한보사건 (97년)에 이어 외환위기 및 정치인 사정 (98년) 등 사회를 뒤흔든 사건 대부분이 중수부의 손을 거쳤다.

특히 95년말 盧전대통령 비자금 수사와 97년 김현철 (金賢哲) 씨 구속은 헌정사상 초유로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단죄, 그 명성과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이처럼 중수부는 내로라 하는 권력층 인사들을 처단함으로써 '성역 없는 수사' 의 대명사로 비유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표적사정 시비를 불러일으키면서 '정치검찰' 의 오명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초대 부장인 이종남 (李種南) 전 법무장관부터 17대인 현재의 이명재 (李明載) 검사장에 이르기까지 역대 중수부장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李전장관은 李.張 부부 어음사기사건을, 검찰총장.법무부장관을 거친 2대 김두희 (金斗喜) 씨는 명성사건과 영동개발 사건을 처리했다.

또 박종철 (朴鍾喆) 전 검찰총장은 5공비리 수사를 맡아 장세동 (張世東).이학봉 (李鶴捧) 씨 등 47명을 구속했다.

현철씨를 구속시켰던 심재륜 (沈在淪) 전 대구고검장은 지난달 검찰사상 초유의 '항명파동' 으로 검찰을 떠났다.

중수부 해체에 따라 신설되는 공직비리수사처의 위상과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무부는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처의 인사와 예산을 대검찰청과 별도로 운영하고 처장을 비롯한 간부들에 대해 임기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검찰총장의 임기가 2년인 점을 감안, 2년으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상우.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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