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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스펙이다] 계원예대 졸업 뒤 네이버 영상팀에 입사한 정광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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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민씨는 “영상디자인과의 졸업작품 심사는 까다롭다. 동기 중 20%가 심사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NHN은 대학생들에게 취업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힌다. 자유로운 기업 문화와 국내 최고의 인터넷 전문기업이라는 위치 때문에 많은 대학생이 도전장을 낸다.

이 회사 영상디자인팀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정광민(29)씨는 토익 점수나 해외연수 등 취업을 위해 학생들이 준비하는 ‘스펙’ 대신 늦깎이 대학 생활에서 갖춘 실무 능력으로 입사에 성공했다.

정씨는 일반 4년제 대학의 시각디자인과를 다니다 그만두고 2005년 계원디자인예술대 영상디자인과에 입학했다. 이 대학은 영상·멀티미디어·제품·건축·가구·화훼디자인 등 디자인 예술 분야의 여러 영역을 학과로 개설해 전문교육을 한다. 그는 군 제대 후 진로를 고민하며 영상 관련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대학에서 인쇄매체 위주로 디자인을 공부하는 게 아쉬웠는데 현장에서 만난 선배들이 계원예대의 커리큘럼을 추천해 줬다”고 말했다.

늦은 나이에 학교를 옮긴 정씨는 단편영화나 광고 영상을 직접 제작하는 수업과 기초 조형감각을 키우는 레이아웃 수업 등을 들으며 영상 제작법을 익혔다. 우수 특성화 전문대학으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는 덕분에 해외 미술대학의 워크숍에 참여할 기회도 얻었다. 정씨는 재학 시절 이 프로그램을 통해 3D로 유명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의 워크숍에 참여했다. 그는 “3D 영상물을 제작하는 과정에 동참하고 세계적인 교수로부터 강의를 들을 수 있어 디자이너라는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AAU 졸업생 중 픽사와 드림웍스에서 일하는 이가 많다는 것을 확인한 것도 동기 부여가 됐다.

까다로운 졸업 심사도 거쳐야 할 관문이었다. 영상디자인과의 전공 필수는 영화와 모션그래픽(Motion Graphic) 두 부문에서 한 개씩 졸업작품을 제출해야 한다. 마지막 학기에는 매 수업 각 학생의 졸업작품을 두고 교수와 학생들이 비평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1차는 작품의 기획 방향과 개요를 프레젠테이션하고, 2차는 완성 단계의 작품을 내놓고 공개 평가를 받는다. 3차는 교수와 개별 면담을 통해 수정·보완을 거친 뒤 최종 심사를 받는다. 정씨는 “05학번 동기 중 20%는 졸업작품 심사에서 떨어졌다”고 소개했다.

지원 직종에 딱 맞는 실무 능력이 취업 비결

정씨는 영상디자인팀에서 영상을 통해 인터넷 사용자들이 NAVER라는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신규 서비스가 론칭되거나 기존 서비스가 리뉴얼되면 영상 튜토리얼(설명서)을 제작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NAVER Story와 NAVER Inside에서 볼 수 있는 영상물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쳐 간다.

그는 “NHN에 250명이 넘는 디자이너가 있고 다양한 직군에 속해 있는데 웹디자인·일러스트레이션·3D·건축 등이 대부분”이라며 “영상매체를 다룰 줄 안다는 것이 차별화된 자질이었다”고 말했다. 촬영과 조명을 이해하고 영상을 제작하는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이 취업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지원 직종에 걸맞은 실무 능력을 갖춰 자신이 원하는 회사와 업무에 종사하게 된 셈이다.

재학 시절 다른 분야와 꾸준히 교류해야

정씨는 재학시절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타과와 교류를 많이 못한 것을 꼽았다. 학생 때는 한 분야만 깊게 파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현업에서 직접 일해 보니 다른 부서와 협업을 통해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디자이너 혼자만 잘한다고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실무를 하며 깨달았다”며 “후배들은 여러 분야의 수업을 들으며 전공 분야와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계원예대는 학사운영체제를 2010년부터 학과제에서 5개 군의 트랙제로 바꾼다. 학생들이 보다 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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