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 허재-양경민, 나래 4강행 쌍두마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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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프로농구 나래의 대들보 허재 (34) 와 양경민 (27) .이제 이들은 '강원도의 힘' 이다.

둘은 텔레파시라도 통하는 듯 현란한 콤비플레이로 나래를 플레이오프 4강에 올렸다. 세경기 만에 LG를 무릎 꿇린 이들은 "현대도 문제없다" 며 기세를 올린다.

LG에 파죽의 3연승을 거두는 장면만 보면 현대도 겁을 먹을 만하다.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허재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여기에 양경민을 필두로 신기성.토니 해리스 등의 플레이에도 물이 올랐다.

플레이오프로 접어들면서 허재 - 해리스가 주도해온 나래의 전술 흐름은 허재 - 양경민으로 옮겨졌다. 양경민의 슛감각이 좋아지고 체력부담을 느낀 허재가 패싱게임에 맛을 들이면서 나래 농구는 더 조직화되고 빨라졌다.

그러나 전술 변화보다 더 나래를 강하게 만드는 요소는 허재와 양경민의 '형제애' 다. 용산중.고 - 중앙대 선후배라는 인연과 지난해 함께 원주로 이적한 공통점이 두 사람을 더욱 끈끈하게 이어준다.

양경민이 허재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허재가 기아 소속일 때 김영만이 그랬듯 양경민은 허재가 '입에 넣어 주는' 패스만 받아 넣어도 한 경기 20득점은 거뜬하다.

언제나 2~3명의 수비수를 상대해야 하는 허재도 양경민이 필요하긴 마찬가지다. 공격의 주축인 허재가 수비까지 책임지기는 어려우므로 양경민이 도와야 한다.

LG의 버나드 블런트도 양경민 앞에서는 힘이 달렸다. 양이 블런트를 잡아준 덕분에 허재는 부담 없이 LG 코트를 유린할 수 있었다.

4강전 상대인 현대는 강하다. 정규리그에서 나래는 현대에 2승3패로 밀렸다. 그러나 상대가 강할수록 투지로 불타는 것이 허재다. 그 투혼을 양경민이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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