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갈등 극복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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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결혼 시즌이다. 고궁이나 공원에서 야외 촬영을 하고 있는 예비 신혼 부부들을 보노라면 마냥 행복하기만 할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부부들이 신혼 초부터 갈등을 경험하고 일부는 좌초한다. 추부일 가정사역상담소 소장.본지 주부통신원들의 신혼조언을 모아봤다.

▶결혼 전의 생활방식은 이제 그만 = 신혼 초에 가장 큰 갈등이 남편의 늦은 귀가. 대다수 남자들은 결혼 후 '친구와 늦은 술자리' 등 몇몇 즐거움을 어느 정도는 접어야 한다는 사실을 빨리 깨닫지 못한다. 아내의 기다리는 고통을 빨리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신혼기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맞벌이라면 가사분담을 철저히 = 가사분담에 무관심한 남편은 서서히 부부관계를 망쳐 가는 셈. 맞벌이 아내들의 가사분담에 대한 욕구는 매우 크고 해결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불만 상태에 빠진다.

▶부부관계를 공부한다 = 주부 오은주 (29) 씨는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를 읽고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며 "신혼부부들에게 반복해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고 전한다. 상대를 칭찬하는 법, 서로 다른 남녀의 대화방식 등을 공부한다는 자세를 가진다.

▶결혼은 한 침대에 6명이 누워있는 것 = 남편.시부모.아내.장인.장모가 함께 사는 셈. 결혼이 가정과 가정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처가에, 아내는 시댁에 '우리 부모에게 보다 더 잘한다' 는 자세를 가지면 갈등은 원천 봉쇄.

▶'초반에 잡아야한다' 는 등 풍문에 휩쓸리지 않는다 = '상대방 길들이기' 같은 주위의 조언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지 실천할 필요는 없다. 상대방을 좌지우지하겠다고 호기를 부렸다간 피곤해지기만 한다.

▶벼룩 잡다 헛간 무너질 수 있다 = 상대의 사소한 나쁜 버릇에 대범하라.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상대가 치약을 어떻게 짜든 대범해져라.

▶행복을 상대방에게서만 구하지마라 = 아내들이 특히 귀담아 들어야할 이야기. 남편이 나만 위해주고, 나만 행복하게 해주려고 있는 존재가 아니다. 신혼의 아내들은 자칫 응석받이 아이 같은 속성을 갖기 쉽다. 스스로 행복을 찾고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눈높이 사랑을 하라 = 결혼은 상대방을 통해 뭔가를 누리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기 위란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진다.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의 사랑을 해주려 노력한다.

▶신혼기는 생활기반을 세울 수 있는 기회 = 신혼기에 경제 계획을 얼마나 착실히 세우느냐에 따라 몇 년이 좌우된다. 내집마련 같은 장기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단기경제운용계획을 세워보자.

▶위기를 대비하라 = 위기가 곧 결혼생활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젊은 부부들이 위기가 오면 바로 좌절한다. 위기는 끝이 아닌 극복해야할 대상이라는 마음가짐을 갖는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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