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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 강화 후 내집 마련, “자금 부담 줄이고 청약시장 두드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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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출 규제로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고 집값 전망은 불투명한데 내집 마련과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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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정부의 대출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서울·수도권 지역 주택 수요자들에게 생긴 고민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란 새로운 변수 앞에서 내집 마련과 투자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것이다.

금융과 부동산시장을 두루 꿰뚫고 있는 전문가들인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사업단의 부동산팀장들이 내놓는 대책은 무엇일까. 국민은행 등 4대 시중은행 부동산팀장들은 한결같이 “주택 크기를 조정해 자금 부담을 줄이고 기존 주택보단 청약시장을 두드리라”고 말했다.

◆다시 주목받는 중소형=4개 은행 부동산팀장들은 “이번 규제 강화를 잘 활용하면 내집 마련 수요자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출 규제가 꿈틀거리던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을 다소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당분간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며 “가격 상승세 행진에 매수 시기를 잡지 못하던 수요자들은 시장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팀장은 “계절적으로 가을 성수기가 끝나는 추석 이후가 비교적 싼값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대출 의존도를 낮추라고 말했다. 대출 한도 범위 내에서도 기왕이면 대출금액을 줄이라는 것이다. 경기 회복으로 금리가 들썩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사정에 부담이 되는 큰 집보다는 중소형에 주목하라고 했다. 경기가 좋아지면 큰 집 수요가 늘기도 하지만 경기 회복 이후에도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등으로 중소형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은행 김일수 팀장은 “대출 부담을 줄이고 평균 이상의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 중소형이 대출 규제 시대의 절묘한 재테크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대출 한도를 높이려면 대출 기간을 늘려야 하며,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했다.

◆대출 규제 피하려면=부동산팀장들은 이번 대출 규제와 상관없는 상품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게 분양 아파트. 정부는 건설경기와 밀접한 분양시장 위축을 우려해 분양 아파트 중도금 등 집단대출을 이번 규제에서 제외했다.

우리은행 안명숙 팀장은 “대출 금액이 많은 신규 분양 아파트에서 내집 마련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상한제로 기존 주택에 비해 분양가가 훨씬 저렴한 아파트들의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다. 보금자리주택을 비롯해 인천 송도·영종도, 경기도 광교·삼송지구 등 인기 지역 물량이 적지 않다.

기업은행 김 팀장은 “신규 분양 아파트의 대출액이 많더라도 입주 후 담보대출 전환을 고려해 대출을 너무 많이 받아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DTI 확대 적용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독주택은 대출 규제를 덜 받는다. 우리은행 안 팀장은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단독주택이 재건축 아파트보다 투자성에서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는 분위기인 지방 주택은 투자 대상으로 생각해 볼 만하다. 신한은행 이 팀장은 “몇 년간의 공급 부족으로 부산·대전 등 지방 대도시도 중소형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다”며 “짭짤한 임대수입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총부채상환비율(DTI : Debt to Income)=돈을 빌리는 사람의 소득에 따라 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무리하게 대출받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대출액을 담보가의 일정 비율 이하로 묶는 게 담보인정비율(LTV : Loan to Valu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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