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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철 전문기자리포트] 잘나가는 美경제 반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다우지수 10,000 기록은 한마디로 미국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방증이다.

지난 3년 연속 4% 가까운 경이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인플레이션.금리는 수십년래 최저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말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미국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주가도 고개를 숙일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의 백전노장 바튼 빅스 (모건 스탠리 딘 위터) 는 "미국의 주가는 미쳤다.

내재가치로 합리화될 수 있는 수준을 지났다" 고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둔화되는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친 과열로 인플레이션을 겁낼 정도다.

증권사들은 올해 성장률과 이익추정치를 서둘러 상향 조정했고 다우지수는 올해 이미 8% 이상 올랐다.

경제와 증시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증시 관련 정보에 일반 투자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도 주가상승의 원인이 된다.

30년 전이라면 월스트리트 저널이 유일한 정보전달 수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주가를 확인, 주문을 내고 심지어 손바닥만한 휴대용 단말기까지 등장했다.

과거 분석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상장사 주요 임원들과의 회합결과도 지금은 즉각 알려진다.

이런 정보를 손에 쥔 투자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틀이 멀다하고 매매를 한다.

평균 나이가 29세밖에 되지 않는 펀드매니저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주가를 부추기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는 벌떼처럼 달려들었다가 주춤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소위 "가치 (밸류) 를 따지지 말고 조류 (모멘텀) 를 타라" 는 말이 유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늘 오를 수만은 없다는 것이 비관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미 피크를 지났다고 주장하는 일부 분석가들은 인터넷 주식들을 예로 든다.

지난해 최고 1백67달러까지 올랐던 아메리카 온라인은 최근 1백달러, 1백99달러까지 올랐던 아마존은 1백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과열 경기를 반영한 금리는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두달 전 5.0%를 맴돌던 30년 장기국채 금리가 최근 5.7%까지 오르자 주식 고평가 논쟁이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경기가 식지 않는 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하반기중 단기금리를 올릴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고금리는 금융비용을 높일 것이고 달러강세 및 해외경기의 침체는 기업이익을 감소시켜 주가가 꺾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 11일 ABC 나이트라인에 출연한 억만장자 워런 버핏이 "이웃사람들이 모두 주식에서 돈 벌었다고 난리치면 그때가 바로 위험한 순간" 이라고 말한 것은 인상적이다.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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