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길잡이] 자료수집 첫걸음은 백과사전 찾는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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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줘라. " 평소 인터넷으로 자주 편지를 주고 받는 충남의 한 교사가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의 요지는 '읽기 자료를 추천해 달라는 것' 이었다.

지난주에 고교 성적평가에 논술을 도입하는 것과 관련, 이제는 자료를 수집해 읽고 분석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토대로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필자가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교사의 그같은 주문은 논술을 한권의 책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많은 자료를 찾아내어 정리 분석한 뒤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찾아내는 방법을 훈련하는 것이다.

학생들로 하여금 인터넷이든, 백과사전이든, 관련 도서든, 관련 자료를 찾아보게 하고 그 조사 내용을 요약케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후에 다양한 평가와 입장을 개진해 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자료를 찾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참고서만 달달 외워온 기존의 학습관행에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어디에서 어떤 자료를 어떻게 찾아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 것인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꼭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우선 백과사전을 찾는 훈련부터 시킬 필요가 있다.

프랑스 국민학교의 경우 학습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꼭 백과사전을 찾게끔 시킨다.

대부분의 숙제가 바로 백과사전을 뒤적여 관련 지식을 찾아와서 이를 설명토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당연히 도서관을 찾지 않을 수 없다.

집에 백과사전을 가진 경우도 있겠지만 더 많은 자료를 얻기 위해 도서관을 찾아 자료를 뒤적이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이제 지식을 암기하는 시대는 지났다.

어떤 지식이든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을 어떻게 가공해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지식을 창출하느냐이다.

이때 지식을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달해 주기 보다 그 지식을 얻는 방법을 습득케 하는 것이 교육의 주요한 목표가 돼야 한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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