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장교 10여명 무기상에 정보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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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군기무사는 현역 장교 10여명이 무기중개상에게 무기구입 관련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기무사는 또 이들 현역장교로부터 정보를 불법 수집한 예비역 대령 洪모 (59) 씨와 예비역 중령 權모 (48) 씨 등 무기중개상 4명 (예비역 영관 장교) 및 회사 여직원 1명을 포함한 5명을 지난 8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중이다.

기무사는 9일 洪씨 등이 지난 97년 군납 무역대리점인 (주) 대경퍼시픽과 S정밀사를 설립, 현역장교들로부터 방위력 개선사업 (군 전력증강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불법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유출된 군사기밀은 전자무기 관련 정보지만 대북정찰기 도입사업 (일명 백두사업)과는 다른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 관계자는 "대경퍼시픽 사무실과 洪씨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2급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비밀문건을 상당수 확보했다" 면서 "긴급 체포된 예비역 4명은 소령과 대령이 각각 1명, 중령 2명" 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현역 장교를 통해 방위력 개선사업 기밀을 수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며 "현역 장교 10여명에 대해서도 수사중"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업자는 조달본부.군수본부.군수사 등에 재직하면서 입수한 납품관련 정보를 96년말 디스켓에 담아 유출하기도 했다" 며 "이들이 미국의 전자무기 판매업체와 동업을 하려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군사기밀이 미국 등 외국으로 흘러나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 이라고 설명했다.

대경퍼시픽 대표인 洪씨는 군수본부 외자국장이던 89~90년 6개 무기중개상으로부터 3천7백만원을 받은 혐의로 93년 구속된 바 있다.

이후 97년 대경퍼시픽을 설립 (실질적 소유자는 權씨) , 항공기 중개상으로 일해왔으며 특히 차세대 전투기사업 수주를 추진했던 러시아 군수업체의 대리인으로도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사는 지난해 10월 백두사업과 관련, 무기중개상인 미국의 IMCL사로부터 돈을 받고 군사기밀을 유출시킨 혐의로 대북정보 수집부대 1급 군무원인 권모 (예비역 육군준장) 씨를 구속한 바 있다.

남정호.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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