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병영체험'시작…보초함께 서며 부자의 정나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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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충성! 2박3일간 병영체험훈련을 명 (命)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 8일 오후 4시.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 (세칭 논산훈련소)에서는 훈련병 아버지 2백53명의 '아들과 함께 하는 병영체험훈련' 이 시작됐다.

논산훈련소 7개 연대 중 2개 연대 막사가 지난 1월말 개축되자 훈련소측이 새로운 막사의 1개 내무반 (16명)에 1명씩 훈련병 아버지를 초청한 것이다.

훈련소측은 최신시설에 대한 자랑과 함께 아버지들을 맞았고, 입소한 아버지들은 "옛날에는 배고파서 정말 혼났다" 는 등 제각기의 추억을 떠올리며 마냥 즐거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막상 각자의 내무반에서 아들로부터 "환영합니다. 아버지" 라는 신고를 받자 대부분 눈물을 터뜨렸다. 훈련병의 흐느낌도 여기저기에서 이어졌다.

"33년전에는 아빠도 너와 같은 훈련병이었다. 지나고 보니 힘든 훈련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 강원도 영월에서 TV녹화 중 달려왔다는 코미디언 배일집 (53) 씨는 "나는 군대와서 사람됐다" 며 아들에게 "군대는 사회생활의 기본을 배우는 곳" 이라고 강조했다.

저녁식사 후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 준비한 편지를 주고받으며 밀린 얘기꽃을 피웠고 불침번과 야간 경계근무도 함께 했다.

훈련소측은 "병영체험 희망자 중에는 군사령관 출신의 예비역 대장도 있었다" 며 "반응이 좋을 경우 프로그램을 정례화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논산 =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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