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시즌 혼수 고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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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본격적인 결혼시즌을 앞두고 백화점.전문상가 등 유통업체마다 혼수가전 제품을 구매하려는 예비부부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 업체는 서로 값이 싸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로서는 실제로 어느 곳이 가장 싼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가전제품만을 취급하는 전문상가를 찾으면 백화점 등에 비해 비교적 싼 값으로 살 수 있으나 점포마다 가격이 들쭉날쭉하다.

이에 따라 본사 취재팀은 지난 1일 용산전자상가.세운상가.테크노마트.국제전자센터.전자랜드21 등 서울 시내 5개 주요 가전제품 전문상가에서 취급하는 TV.냉장고.세탁기 등 5개 품목 10개 모델의 판매가격을 일제히 조사했다.

조사결과 이들 전문상가는 백화점에 비해 10~20% 정도 값이 쌌으나 전문상가에 따라 가격차가 심했고, 특히 같은 상가에서도 점포에 따라 가격이 10% 이상 차이나는 곳이 많았다.

예컨대 혼수가전 제품으로 29인치 컬러TV (CN - 29K1).VCR (4헤드 LV40).5백20ℓ 냉장고 (FRB - 5265GB).전자레인지 (RE - 452R) 등 5개 품목을 살 경우 제품에 표시된 소비자가격은 3백57만6천원. 이를 백화점에서 구입하면 2백50만원선이다.

그러나 발품을 팔아 전문상가를 여기저기 뒤지면 2백만~2백20만원으로 낮아진다. 전문상가라고 해도 점포에 따라 2백40만~2백50만원 하는 곳도 있고 백화점보다 오히려 비싼 점포도 더러 나왔다.

어느 상가가 가장 싼지는 품목별로 판매가격이 워낙 제각각이어서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대체로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가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 전문상가인 테크노마트와 국제전자센터는 쇼핑 분위기가 쾌적하고 주차공간이 넉넉한 반면 판매가격이 비싼 품목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판매조건도 전문상가마다 다르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용산전자상가.국제전자센터.세운상가는 5%, 테크노마트는 3~4%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전자랜드21은 정찰제를 실시하면서 제품 값을 깎아주지 않는 반면 신용카드 수수료를 별도로 물리지 않는 것이 특징. 또 가전제품 배달과 설치에 따른 비용은 세운상가만 서울시내 기준 4만원을 받고 있을 뿐 다른 상가는 무료다.

상가에 따라서는 여러 품목을 패키지로 구입하는 고객에게 별도의 할인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 용산전자상가의 경우 패키지 구매시 5% 정도의 추가할인이 가능하고 테크노마트도 품목에 따라 3만~4만원을 깎아준다는 것.

국제전자센터 역시 5개 품목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고객에는 품목당 1만~2만원씩 할인해준다.

이처럼 전문상가에 따라 가격차가 심한 것은 구매력.점포 임대료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같은 상가에 있는 점포라도 제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없는 점포는 창고가 있는 다른 점포에서 물건을 들여와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로서는 점포들의 이런 속사정을 알 수 없는 만큼 판매가격을 일일이 비교해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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