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벤치 위에 누워
그는 내일이 없는
잠을 자고 있다
……
얼음보다
찬 하늘이
눈을 감고 있다
……
낙엽을 덮고
허공새가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 황금찬 (黃錦燦.81) '정축년' 중
황금찬은 박목월과 함께 마주 앉아 있을 때가 아니라도 늘 졸음겨운 웃음이었다.
입술 두껍고 손바닥도 두껍다.
그의 육신은 온통 정 (情) 이다.
그의 넋은 부인적 (婦人的) 이다.
그런 사람이 새해 들어 실업자 풍경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전에는 없던 일이다.
허공새라! 그런 새도 의외로 기이하지 않다.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