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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해제뒤 첫단속 르포]유흥업소 불법영업 여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3일 오전1시30분쯤 서울도심의 대표적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프라자호텔뒤편 중구북창동 골목. 1일부터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의 영업시간제한이 해제되면서 이곳 유흥업소 건물들은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각인데도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붉을 밝힌채 영업중이었다.

길거리에는 비틀거리는 취객들보다 더 많은 '삐끼' (호객꾼) 들이 범죄와의 전쟁이후 9년여만에 찾은 '영업의 자유' 를 만끽하려는 듯 분주히 손님을 모으고 있다.

"이제부턴 영업시간 어겼다고 경찰과 구청공무원이 막무가네로 돈 뜯어 가는 일은 없겠죠. 우리도 괜히 트집잡힐 불법영업은 안할 겁니다. " 3년여동안 이 골목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A (45) 씨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하지만 잠시후 영업시간 해제후 첫 점검을 위해 서울시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들이닥친 J단란주점의 내부는 여전히 불법이 판치는 유흥가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지하1층 15평 남짓되는 공간에 불법으로 4개의 밀실을 설치, 여성접대부 6명을 고용하고 손님들과 헝컬어져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유흥주점과는 달리 접대부를 고용할 수 없고 칸막이나 밀실을 설치할수 없는 법규정을 보란 듯이 어기고 있었지만 업주는 "우리만 이렇게 장사하는 것 아닌데 왜 그러느냐" 며 단속공무원을 오히려 훈계했다.

하지만 점검요원들이 위법사항 확인서를 작성하려 하자 이들의 태도는 협박투에서 다소 누그러졌다.

"우리도 좀 먹고 삽시다. 정 그러시면 싼 것 하나 끊어주세요. " 이에 앞서 2일 오후 11시쯤 성북구동선동 유흥가 S단란카페. 단속사실을 미리 알아챈 듯 업주는 철문을 걸어 잠궜지만 미처 끄지못한 듯 간판엔 불이 켜져있다.

10여분후 슬그머니 문이 열리자 단속반이 밀고 들어간 지하에는 짙은 화장

에 원색의 옷차림을 한 10대여성 3명이 손님을 맞기 위해 대기중이었다.

업주는 한사코 "접대부가 아니고 잠깐 놀러왔다" 고 변명했다.

이날 시.구청공무원과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회원 등 1백20여명이 동원된 첫 합동단속에서 중구.서대문.성북구 일대의 유흥업소 55곳이 미성년자주류제공.여성접대부고용 등의 위법행위로 적발됐다.

시관계자는 "앞으로 이틀에 한번꼴로 휴흥업소의 퇴폐.변태행위를 집중단속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장세정.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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