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위험)를 감수하지 않으면 수익도 없다.”
“글로벌 위기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고 정부는 대규모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주식시장이 빠른 속도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리스크를 무릅쓰고 상품운용에 적극적이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위탁매매 영업이 사양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국내 증권사의 수익에서 위탁매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 그러나 온라인 증권 투자가 활성화되는 바람에 수수료 가격 파괴가 일어났다. 증권사의 안정적인 최대 수익원이 뿌리째 위협받게 된 것이다. 현재 현대증권의 수익에서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55%다.
“증권사의 장기 수익모델은 투자은행(IB)과 퇴직연금이 될 것이지만 투자은행은 아직 회사를 떠받칠 정도로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투자은행·퇴직연금으로 건너가는 중간 단계로 자산관리와 상품운용을 강화하고 있다.”
최 사장은 조달청장 출신으로 관가에서 알아주는 마당발이다. 은행·정부·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 여러 각도에서 시장을 보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는다. 그는 이런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직접 영업전선을 누빈다. 현대증권이 따낸 대형 IB 계약 중에는 그가 직접 발로 뛰어 결실을 본 게 많다. 그는 “현대그룹이 해체되기 전만 해도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아 손쉽게 영업하기도 했지만 이젠 그런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현대증권이 살 길은 공격적인 영업뿐”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