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99프로농구] 꼴찌 동양 98일만의 감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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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프로농구 나산을 이기고 32연패의 사슬을 끊은 28일 동양의 '독종' 박광호 감독은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땀에 흠뻑 젖은 루키 가드 정낙영의 뒷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그만이었다.

거듭되는 연패에도 불구하고 동양을 배신한 일이 없는 2천5백여 홈팬들만 서로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동양은 이날 나산을 80 - 66으로 이겨 지난해 11월 22일 대우전 (79 - 77) 이후 98일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한양대 출신의 초년병 정락영 (24득점) 이 승리를 불렀다.

정은 팀내 최다득점을 올리면서 팀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존 다지 (19득점) 와 자바리 마일스 (13득점.11리바운드) 를 도와 팀을 지켜냈다.

마일스와 다지의 활약에 힘입은 동양은 약점으로 꼽히던 리바운드에서 29 - 29로 대등한 싸움을 벌여 승리의 발판을 다졌다.

동양은 전반을 40 - 28로 앞서고도 안심하지 못했다.

그러나 3쿼터에서 정낙영이 다시 8점을 보태자 나산은 3점슛을 난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한편 선두팀 현대는 의정부에서 SBS를 94 - 89로 물리쳐 29승11패를 기록, 우승 매직넘버를 3게임으로 줄였다.

삼성은 수원에서 대우와 연장접전 끝에 75 - 73으로 이겨 23승16패로 LG와 공동4위에 올랐다.

기아는 잠실에서 나래를 95 - 80으로 물리쳐 25승14패를 기록, 단독 2위를 지켰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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