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평화협상 또 결렬…서방, 대책마련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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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랑부예.프리슈티나 = 외신종합]코소보 평화협상이 최종시한인 23일 오후 11시 (한국시간) 를 넘기고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프랑스 파리 근교 랑부예에서 열린 평화협상에서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 협상대표들은 모두 중재안을 거부했다.

서방 6개국 접촉그룹은 회담결렬 직후 협상시한 재연기, 무력행사 돌입 등을 포함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유고 공습 명분을 쌓기 위한 미국의 설득에도 불구, 알바니아계마저 중재안을 거부함에 따라 공습이 즉각 실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의 유고 공습을 강행할 경우 NATO와의 협력관계를 축소하겠다고 경고, 접촉그룹내 의견대립도 표면화되고 있다.

◇ 협상결렬 = 알바니아계는 3년간 자치 이후 주민투표에 의한 완전독립을 계속 요구했다.

세르비아측 역시 평화협정안 이행 감시를 위한 NATO군의 코소보 진주에 대한 반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알바니아계 반군조직인 코소보해방군 (KLA) 은 주민들과 협의할 수 있도록 평화협상을 2주간 중단했다 다시 재개할 것을 제의했다.

◇ 공습준비 = 미국은 약 80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4척의 군함을 발칸반도 주변 아드리아해에 포진시켰다.

B - 52 폭격기 6대와 F - 117 스텔스 전폭기 12대 등 항공기 57대도 영국.이탈리아에 추가 배치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NATO 공군력에 포함된 2백60대의 미국 전폭기들이 공습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 무력충돌 = 협상시한을 몇시간 앞둔 23일 오전 코소보 북부의 세르비아계 거주 마을인 부치코른에서 유고연방군과 KLA 반군 사이에 자동화기와 박격포가 동원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세르비아 경찰 5명이 부상했다.

이에 앞서 22일에도 부치코른에서 벌어진 양측의 교전으로 세르비아계 주민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으며 4천여명의 마을 주민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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