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안호상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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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1일 97세로 타계한 한뫼 안호상 (安浩相) 박사는 평생을 식민사관 극복에 앞장서온 민족철학.사학.교육자였다.

1902년 경남 의령에서 출생한 安박사는 중동학원을 거쳐 일본.중국에서 유학하던 중 민족정신을 연구키로 결심, 29년 독일 국립예나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33년부터 보성전문학교 교수를 지내면서 조선철학연구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45년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됐다.

정부수립과 함께 48~50년 초대 문교부장관을 맡아 학도호국단 (49년) 을 창설, 초대 단장을 지내고 단군사상에 나타난 홍익인간 (弘益人間) 이념을 교육목표로 설정하는 등 우리 교육의 기본틀을 마련했다.

安박사는 국회 참의원 (60년) 으로 정치에 참여하기도 했고 초대 새마을금고연합회장 (72년) 을 지내는 등 다방면에 걸쳐 왕성한 사회활동을 했지만 평생 삶의 터전은 교육이었다.

동아대 대학원장 (75년).한성대 재단이사장 (81년).경희대 재단이사장 (93년) 등을 지냈고 학술원.헌정회 원로회원이었다.

건강관리에도 철저해 91세에 정신문화연구원에서 윤리를 강의할 정도였던 安박사의 평생 화두는 우리 민족의 위대성을 입증하는 데 있었다.

'겨레역사 6천년' (89년) 등 20여권의 민족사상 관련 서적을 펴낸 安박사는 국사찾기협회 회장.민족학회 총재.한국문화단체 모두 모임 회장 등도 지냈다.

90년에는 중.고교 교과서가 식민지 사관에 기초하고 있다며 국정교과서를 상대로 서적발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으며 95년에는 대종교 총전교 자격으로 단군행사를 위해 정부 승인없이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국민훈장 모란장.독일 최고십자훈장 등 국내외에서 7개의 훈.포장을 받았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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