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터널 근처에 외국인 전용 빌라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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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외국인 전용 주거단지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종로구 구기동 139의 9일대 1만7백㎡ (3천2백36평)에 고급 외국인 주택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외국인 투자유치 계획의 하나로 추진되며 외국 기업의 최고 경영자 (CEO) 급이 거주하는 고급 단지로 조성한다는게 시의 목표. 이곳은 제4종 미관지구로 지정돼 있어 4층이하 주택의 건립이 가능한 지역. 북한산 기슭에 있어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주거 환경이 쾌적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주변에는 자하문 미술관과 이북 5도청과 함께 현대빌라 등 고급빌라가 산재해 있는 곳이다. 현재 종로구에서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 곳은 당초 연립주택 (1백80가구) 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이 어려워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

지하철역이 인근에 없어 대중 교통이 다소 불편하지만 종로구와 은평구 불광동을 이어 주는 구기터널 입구로부터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도심으로의 접근이 쉽다.

서울시의 이같은 계획이 알려진 후 세계적인 부동산 개발 회사인 캐나다의 이글루사와 네덜란드의 파이낸싱 회사인 로담코사 등이 부지를 돌아 보고 가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콩의 부동산 회사인 레옹사는 지난달 3~4명의 기술자가 내한, 부지를 답사하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건립 가구수와 규모 등은 시정개발연구원에서 수요자 조사.건축 임대 방식.임차료 수준 등을 연구해 오는 3월쯤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3층이하, 건폐율 30% 이하의 60평형 이상 빌라 50~60가구가 건립돼 보증금 없이 연 임대료 8천만원 수준 (월 7백만원)에 외국인에게 임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곳에 고급빌라 단지가 들어서면 구기동 일대 다른 빌라들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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