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 유도 금맥 잇기에 나서는 남자 간판선수들이 강호들과 중반에 격돌하는 대진표를 받아들었지만 어차피 넘어야 할 벽이라면 아예 초반에 넘는게 낫다고 여기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국의 금메달 '보증수표'로 꼽히는 2003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0㎏급 챔피언 최민호(창원경륜공단)는 그나마 8강전까지는 특별한 장애가 없어 그나마 대진운이 좋은 편. 최민호는 13일 실시된 대진 추첨 결과 최대 라이벌인 노무라 다다히로(일본)와 이변이 없는 한 준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권성세 남자대표팀 감독이 우승을 장담할 정도의 금메달 기대주인 '작은 거인' 최민호는 96년 애틀랜타와 2000년시드니에 이어 사상 첫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노무라를 꺾는다면 금메달은 떼어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남자유도 간판인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마사회.73㎏급)는 지난해 12월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지미 페드로(미국)와 16강에서 설욕의 한판을 펼칠 전망이다. 당시 48연승중이던 이원희는 34세의 노장 페드로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답게 기량이 한 차원 높아졌고 페드로를 넘는다면 반대 시드의 비탈리 마카로프(러시아.2001세계선수권 1위)가 결승 대결이 점쳐지는 적수. 또 남자 '미남선수' 장성호(100㎏급)와 2003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황희태(90㎏급), 100㎏ 이상급의 김성범(이상 마사회)은 '한판승의 달인' 이노우에 고세이(일본.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와 마르크 후이징가(네덜란드.2004유럽선수권 2위), 스즈키 게이지(일본)와 각각 결승과 16강, 4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전기영 남자팀 트레이너는 "대진운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이다. 초반에 강자를 만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 정상급 수준이어서 메달 사냥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노메달 수모를 씻어내려는 여자는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첩첩산중이다. 결혼을 약속한 피앙세 김형주의 대표 탈락으로 올림픽 동반 출전이 무산된 이은희(성동구청.52㎏급)는 부전승으로 32강을 통과했지만 곧바로 16강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아마릴리스 사본(쿠바)과 맞닥뜨려야 한다. 2003파리오픈 때 결승에서 한판으로 눕히고 우승했지만 지난해 코리아오픈 때는 누르기로 고배를 마시는 등 상대전적 1승1패의 박빙의 승부를 펼쳐 이은희로선 사본이 메달 획득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여자 헤라클레스' 이복희(인천동구청.63㎏급)도 2003세계선수권 챔피언 다니엘라 쿠루코우(아르헨티나)가 첫 맞대결 상대여서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김도준 여자팀 감독은 "대진운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아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하지만 낙담하지 않고 그 동안 선수들이 흘린 땀을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며 여자유도의 실추된 명예 회복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아테네=연합뉴스)
[동영상] 최민호·이원희, '초반에 승부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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