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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노조 두살림 교단 갈등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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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는 7월 교원노조 합법화를 앞두고 한국노총이 제2의 교원노조 설립에 본격 나선 가운데 전교조도 다음달부터 학교단위의 분회 설립 등 회원 확대에 나서기로 해 교원노조의 두 살림 시대가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두 교원노조의 세력 확대 경쟁으로 자칫 교단의 혼란.갈등이 불거져 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사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교원노조 움직임 = 한국노총은 지난 12일 대전에서 첫 지역단위 교원노조를 결성한데 이어 22일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서울지역 교원노조 창립대회를 열고 임태룡 (林泰龍) 배성여상 교사를 초대 위원장에 선출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조에 대한 교사의 거부감이 상당히 줄어듦에 따라 서울에서 1천여명이 노조가입에 서명했고 곧 울산.대구에서도 교원노조를 창립할 계획" 이라며 "한국교총 소속 26만여 교사를 대상으로 노조원 확보에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3월말까지 전국 16개 시.도에서 지역별로 교원노조를 세우고 6월말까지 전국 규모의 '교원노조설립준비위원회' 를 설립, 7월 지역별로 노조설립 절차를 밟아 한국교원노조연맹을 정식 발족할 계획이다.

전교조는 전국 3만여 회원중 본부.지부 간부 등 2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직 확대를 위한 연수를 마쳤으며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분회 설립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용관 (李鎔寬) 전교조 정책위원장은 "전북완주군 삼례공고에서는 최근 교사 1백2명중 84명이 분회를 만드는 등 일부 학교에서 분회 설립이 잇따르고 있고 3월부터 학교별로 분회설립준비위원회를 만들고 7월에 등록할 계획" 이라며 "4월 전교조 선거 때까지는 회원이 5만명으로 늘 것" 이라고 말했다.

◇ 갈등 우려 = 전교조 이수호 (李秀浩) 수석부위원장은 "교원노조가 합법화되자마자 복수노조체제가 들어서면 교단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며 "특히 선명성 경쟁.회원확장 과정에서 교육계 '밥그릇 싸움' 을 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걱정" 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정치적 성향이 있는 교원이 이권을 위해 교원노조 설립에 깊이 관여, 분란을 부추길까 우려된다" 고 말했다.

전풍자 (田豊子) 인간교육학부모연대 공동대표는 "학부모단체가 환영한 교원노조는 이익단체가 아니라 교육개혁단체" 라며 "교원노조가 난립해 이들간의 불필요한 경쟁으로 교원노조가 이익단체가 될 경우 학교현장에 혼란이 우려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대열 (崔大烈) 한국노총 홍보국장은 "한국노총 교원노조는 합리적이고 중도적 성향을 띨 것" 이라고 말했다.

李전교조 정책위원장은 "한국노총과는 적대적 관계보다 함께 단결해 교육개혁에 나설 것을 호소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고대훈.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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