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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극 전용무대 꿈 결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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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다 그 인기만큼 극적으로 사라져버린 여성국극. 폭발적 인기를 뒤로 하고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50년을 어렵게 이어온 국극이 드디어 상설무대의 꿈을 이루게 됐다.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마지막주 토요일 제외) 면 국립극장 소극장은 국극 전용극장으로 탈바꿈한다. 02 - 790 - 5564.

올해 1년동안 선보일 작품은 춘향전을 각색한 '사랑의 연가'.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창설로 힘을 하나로 모은 원로 국극인들과 국극의 세대교체를 위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신진 국극인들이 한자리에 서는 뜻깊은 작품이다.

전통장르 보존.외국 관광객 대상 문화상품 개발이라는 문화관광부의 구상과 여성국극인들의 열정이 더해진 결과인 이번 공연은 1부는 신진, 2부는 원로 무대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국극배우 김진진의 반생을 통해 국극역사를 조명했던 '진진의 사랑' 이 젊은 배우 발굴을 통해 세대교체를 도모한 첫 시도였다면 이번은 그 정착단계인 셈이다.

변학도가 등장하는 2부에서는 출연진들이 원로들로 바뀐다. 악극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연극인 김성녀씨의 동생이자 원로 국극배우 박옥진씨의 딸인 김성애씨가 춘향을, 이옥천.박미숙씨가 이도령을 번갈아 연기한다.

50년대 최고의 국극스타 임춘앵의 조카이자 3자매 국극배우로 유명한 김진진.김경수.김혜리씨 3자매의 맏이언니 진진씨는 이번에 월매 역을 맡았다.

국극은 중국 경극과 마찬가지로 매맞으며 판소리와 춤연기를 익히는 가혹한 수련기를 거친 배우들의 완숙한 연기에 힘입어 5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으나 60년대부터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전통예술형식과 전래설화와의 접목이라는 국극의 스타일이 한국적 뮤지컬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며 새로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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