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뒤지면 외톨이'…사우디도 인터넷 해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여성은 외출할 때 반드시 베일을 착용해야 한다. " "만의 하나 우상숭배로 이어질 수 있는 인물의 사진은 보는 것조차 철저히 금지된다. " 이슬람교의 전통과 계율 (戒律) 이 엄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근 인터넷이 해금됐다.

더이상 정보화에서 뒤졌다가는 외톨이 신세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물론 누드사진 등을 포함한 '유해 (有害)' 홈페이지는 접속이 사전에 차단된다.

테러단체 등 '정치.종교적으로 부적절한 내용' 도 제외된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리야드 중심부에 생겨나고 있는 인터넷 카페들은 시간당 20사우디리알

(약 6천2백원) 의 사용료를 내야 함에도 밤늦게까지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비고 있다.

이들이 인터넷 정보에 접속하기 위해선 먼저 사우디 정부의 정보통신부 격인 'KACST' 를 경유해야 하는 등 '장애물' 이 많다.

그러나 실제 검열대상이 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어서 사실상 다른 나라와 거의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인터넷이 해금된 지난달부터 이미 1만2천명이 회원등록을 마쳤고 인터넷 사업을 하는 업체수도 10곳을 넘어섰다.

게다가 사우디의 경우 유력인사의 자제들이 미.유럽에 유학을 다녀와 인터넷에 익숙한 경우가 많은 데다 PC 구매력도 충분해 인터넷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