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에 그친 검찰인사]분위기 쇄신 역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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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9일 단행된 검사장급 검찰 인사는 지역 안배가 특징이다.

이 때문에 승진서열 상위에 몰려있던 호남 출신들이 역차별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가장 큰 이변은 호남 대표주자인 신승남 (愼承男) 법무부 검찰국장의 유임. 그는 '서울검사장 0순위' 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검사장 승진대상인 사시 13회의 김대웅 서울동부지청장과 정충수 서부지청장이 모두 호남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따라서 원래의 인사 구도대로라면 법무장관.검찰총장.서울지검장이 모두 호남출신이고 검사장에 승진한 3명도 호남 2명에 청와대 출신 1명이라는 모양새가 연출된다.

대전 법조비리 사건으로 부산 출신 검사장만 2명이 옷을 벗은 점을 고려하면 이는 큰 부담이다.

검찰 내부에선 치열한 물밑 신경전도 벌어졌다.

"그동안에도 차별을 받았는데 이럴 수 있느냐" 는 호남쪽의 반발 때문이다.

그러나 박상천 (朴相千) 법무장관은 한술 더 떴다.

승진대상인 13회의 호남출신 2명 중에서 1명만 승진시키고 나머지 두 자리는 14회에서 발탁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대전 법조비리 사건 이후 일련의 파문으로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바꿔 놓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결국 검찰총장이 퇴임하는 오는 8월의 대폭인사를 앞둔 '땜질' 인사, 대전 법조비리의 '뒤치다꺼리' 인사라는 평가가 주류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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