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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은 실전에 바로 쓸 수 있는 인재 원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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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순화동 중앙일보 L1 세미나실에서 ‘취업 선배와의 대화’가 열렸다. 이날 강사로는 세계 5위권 화장품 회사인 독일 바이어스도프(Beiersdorf)의 한국지사 니베아 서울㈜ 마케팅팀 이수정 차장이 나섰다. 이 차장은 국내 기업과 니베아에서 11년째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베테랑 직장인답게 자신의 경험을 풀어 놓았다. 이 차장은 먼저 외국계 기업의 장점으로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와 열린 의사소통 체계를 꼽았다. 직급이 낮은 사원이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성과를 내면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 이 차장 같은 마케팅 전문가는 제품의 이름, 광고·가격을 결정하는 일까지 제품 출시 전반에 대한 재량권을 갖는다.

이수정 차장은 “외국어 면접 질문 중 한 가지만이라도 확실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대답하라”고 말했다. [권혁재 기자]

이 차장은 그러나 “외국계 기업은 국내 기업과 달리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며 “ 다양한 공모전 등 교내·외 활동을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권했다. 다양한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있다. 이 차장은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대부분이 생산과 연구기능은 모두 해외에 있고 국내에선 마케팅과 세일즈 등 일부 기능만 수행한다”며 “제네럴리스트(모든 일에 두루 능한 사람)로 크고자 하는 인재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을 둘러싼 오해에 대한 집중적인 설명도 이어졌다. 이 차장은 “흔히 외국계 회사라고 하면 여자가 많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며 “어느 기업이건 영업이 기본인 만큼 남성 인력에게도 충분히 문호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니베아 서울 직원 중 남성 비율은 64%다.

외국어 능력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특히 이 차장은 “자기 생각을 영어로 논리 있게 말할 정도면 충분하고 오히려 중요한 것은 정확한 한국어 구사 능력”이라며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 설명이나 광고 문안 등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니베아 서울은 올 초 입사 전형에서 영어를 포함한 5개 국어 능통자를 불합격시켰다. 외국 대학 출신자인 지원자가 한국어 구사에 서툴렀기 때문이다.

구직자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영어 인터뷰와 관련, 이 차장은 “면접관의 질문 중 단 한 가지만이라도 확실한 인상을 남기라”고 조언했다. 외국어 면접인 만큼 모든 질문에 완벽한 답을 하려 노력하기보다 면접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한 가지 질문에 주력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당 제품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이 차장은 니베아가 새로 출시할 데오더런트(방취제) 담당자를 모집할 때 면접을 봐 채용한 기억을 떠올리며 “인터뷰에서 데오더런트 제품의 한국 시장 안착을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공격적인 답을 냈고, 여기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또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직이 잦은 외국계 기업에선 커리어 관리나 정보 수집을 위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조언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강주은(24·대학 4학년)씨는 “외국어 구사 능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많이 덜 수 있었다”며 “오히려 일관된 커리어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글=이수기 기자
사진=권혁재 기자

▶ 취업 선배와의 대화, 다음번에는

8일 한독약품 인사팀 이효상 대리가 강사로 나섭니다. 오후 4시까지 서울 신수동 서강대학교 학생회관(C관) 301호로 오세요. 참고: joins.incru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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