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 만들기 컨설팅 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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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 CS교육컨설팅 수석 컨설턴트

Y군은 서울의 일반고 자연계 2학년 학생이다. 2학년 1학기 까지의 내신은 주요과목 평균 1.9등급 정도이고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표와 같다. 비교과성적으로는 교내 논술상이 2개, 텝스 730점, 봉사활동 60시간이 있다. Y군은 내신 수학이 3~4등급 정도로 모의고사에 비해서 떨어지고, 과탐은 내신과 모의고사 모두 3등급 정도다. 특히 수학에 자신감이 없고 흥미를 잃고 있다. 현재 성적으로 연, 고대 이상의 대학을 가기가 힘들다고 생각해 2학년 2학기부터 문과로 전과하는 것이 어떨지 상담을 원했다.

Y군 처럼 단순히 내신을 올리기 위해 전과를 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선택이다. 1% 이내의 내신으로도 서울대에 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1.9 등급 이상의 내신은 별 의미가 없다. 학생부 우수자 전형이나 교과 성적 우수자 전형 등을 고려해 전과를 선택한다면 더더욱 옳지 않다. 연세대 학생부 100% 교과 성적 우수자 전형이 올해 폐지되고 진리·자유 전형(입학사정관제)이 신설되는 등 향후 학생부 전형은 축소되거나 입시사정관 전형 또는 그 변형으로 바뀔 가능성이 많다. 정시에서도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실질 반영률이 20%를 넘지 않는다. 고려대의 경우 1등급과 2등급의 차이는 0.5점에 불과하다.

만약 목표 대학이 상위10개 대학이라면, 수리 가형을 버리고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것은 수능최저학력 및 정시를 생각해 볼 때 자신의 장점을 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가령 내신이 지금보다 떨어져 3등급이 됐다고 해도 모의고사 성적을 유지·상향 시킬 수 있다면 정시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15%의 수리 가형 가산점을 무시하고 수리 나형을 본다는 것은 지원 대학 수를 스스로 줄이는 꼴이다.

내신 준비 방법에 대한 문제점도 파악해 봤다. Y군은 고1말까지 10-가/나는 개념을 충실히 공부하고 문제풀이를 착실히 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그러나 고1 겨울방학부터 수학1과 수학2를 선행학습하면서 진도를 빨리 나갔다. 그러다보니 개념정리가 충실하지 않았다. Y군에게 수학1, 수학2의 내용을 학교진도에 맞춰 교과서를 중심으로 다시 꼼꼼히 기본개념과 공식, 기본유형의 문제 정리를 하면서 공부하기를 권했다. 학교 수업을 충실히 하면서 고2, 2학기 내신 수학에서 2등급 이상을 목표로 공부하기로 했다. 어렵거나 잊어버린 수학1 또는 10-가/나도 빠르게 복습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기초를 다지도록 했다. 문과로의 전과를 고려하면서 소홀히 해 온 과탐도 교과서를 중심으로 내용 정리해 둘 것을 조언했다.

Y군은 내신을 높이기 위해 전과를 선택하기 보다는 현재 자신의 특기인 모의고사에 좀 더 몰두하면서 길게 보는 것이 좋다. 비교과로 수리, 과학논술까지 틈틈이 공부한다면 수시에서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방학 때 기회가 된다면 각종 대회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텝스 등 영어 관련 비교과 공부는 일반고 학생의 경우 특별전형에서 유리한 점이 별로 없다. 수능과 관련된 공부에 더욱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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