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팀, 던힐컵 전승 우승으로 자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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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가장 큰 소득은 자신감. 지난달 7일 아시안게임 참패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호주로 떠났던 올림픽축구대표팀이 한달만에 던힐컵을 안고 9일 당당하게 귀국한다.

짧은 기간 안에 3 - 4 - 3 전술이 실전에서도 통할 수 있었다는 것은 코칭스태프와 선수간의 호흡이 잘 맞았다는 증거다.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5전승을 거두고 우승함으로써 '어느 팀과 붙어도 자신있다' 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은 큰 소득이다.

특히 시드니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만나게 될 게 거의 확실한 중국을 두 차례 꺾어 확실한 심리적 우위를 확보했다. 4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올림픽팀으로서는 출발이 좋다.

대표팀은 호주전지훈련 중 호주올림픽팀 및 현지 프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체격이 크고 거친 선수들과 정면으로 맞대결하면서 체력과 근성을 길렀다. 던힐컵에서도 이란.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밀리지 않는 뱃심을 보여줬다.

허정무 감독이 구상한 3 - 4 - 3 시스템도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선수 전원이 공.수에 적극 가담하며 수시로 위치와 역할을 바꾸어야 하는 토털사커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원톱 이동국 (포항) 은 득점력과 경기를 보는 시야가 한 단계 도약했음을 보여줬고, 설기현 (광운대).안효연 (동국대) 양날개도 탄력있는 돌파와 어시스트로 제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박진섭 (고려대) 은 윙백의 모범답안을 보여줬다. 특히 상대 벌칙 구역 부근에서의 공간패스는 돋보였다.

조세권 - 박동혁 (이상 고려대) - 심재원 (연세대) 의 스리백 라인은 5경기에서 2실점,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포지션 별 교체선수의 기량과 결승전 이동국의 퇴장에서 보듯 경기운영의 노련미는 보완해야 할 과제로 드러났다.

대표팀은 설연휴까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소집, 전술을 다듬는 한편 시드니올림픽 예선에 나갈 최종 엔트리를 확정짓게 된다.

호치민 =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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