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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성비 남아 압도적으로 많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돌.바람.여자가 많아 삼다 (三多) 의 섬으로 불리는 제주도에서 '여다 (女多)' 현상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여성교육문화센터 (원장 金米子) 는 최근 발간한 '99제주여성통계연보' 를 통해 제주도내 아동들의 출생 성비가 남성 위주의 압도적인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주도의 출생성비 (여아 1백명당 남아의 수) 는 97년에 1백10.3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80년 1백1. 3, 90년 1백18.8로 증가하던 출생성비는 94년 1백14.5에서 96년 1백10.1로 일단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금방 드러난다.

첫아이의 성비는 1백6. 2로 남아가 여아보다 약간 웃도는 정도지만 둘째 1백7. 3, 셋째 1백26.4, 넷째 1백54.2로 높아져 결과적으로 저연령층의 남자수가 여자수를 훨씬 웃도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전체 인구로 볼 때에도 '여다 (女多)' 가 '남다 (男多)' 로 바뀌는 '역전 상황' 도 시간 문제라고 문화센터측은 밝혔다.

제주도 인구는 98년말 남자 26만5천98명, 여자 26만9천6백17명으로 총 53만4천7백15명으로 아직도 여자가 4천5백19명이 많아 여다 (女多) 의 섬이라는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한편 과거부터 해녀 (海女)가 밭농사와 물질을 겸하며 가정경제를 꾸려가는 강인한 생활력을 보였던 전통탓인지 제주도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8.9%로 전국평균 (30.2%) 보다 18.7%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여성교육문화센터 관계자는 "저연령층으로 갈수록 남성이 많고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여성이 많은 양극단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며 "사회통합과 여성복지를 위해서도 남아선호사상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라고 지적했다.

제주 =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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