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떼돈 번 美실업가들 자선사업 '접속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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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뉴욕 = 김동균 특파원]컴퓨터 사업으로 떼돈을 번 미국의 젊은 거부들이 자선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맨주먹으로 사업을 일으켜 짧은 기간에 대기업으로 키워내느라 바빠 그동안 돈쓰는 일에는 거의 관심을 쏟지 못했던 게 사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지역사회 봉사를 등한시한다고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고, 그래서 기부를 하다보니 점점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델 컴퓨터의 회장 마이클 델 (33) .미국에서 다섯번째로 꼽히는 부자인 그는 지난해 10월 회사 소재지인 텍사스주 오스틴의 미술관 건립기금으로 1천3백만달러를 냈고, 아동병원에 방사선 장비 구입비로 1백만달러를 쾌척하기도 했다.

한 고교에 12만달러를 기부했다가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때 꽃마차 위에 올라타는 영광 (?) 을 누렸고, 오스틴 상공회의소가 선정하는 '올해의 오스틴인 (人)' 에 부인과 함께 뽑히기도 했다. 재미를 붙인 그는 아예 재단 (델 재단) 까지 만들었고, 자신의 최측근을 사무국장으로 앉혔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 (43) 도 컴퓨터교육, 공공보건, 도서관,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한 자선활동을 전개중이다. 전국의 주요 공공 도서관에 인터넷을 설치하도록 2억달러를 냈고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의 백신 개발에 쓰도록 1억달러를 쾌척했다. 하버드대에도 수시로 기금을 낸다. 빌 게이츠 재단, 게이츠 도서관 재단 등도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 (46) 도 시애틀 팝뮤직 박물관 건립비로 1억달러, 워싱턴대에 도서관.미술관을 세우는 데 1천5백만달러를 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산림보호재단에도 1천2백만달러를 출연했다.

또 컴퓨터 활용 프로그램인 노튼 유틸리티를 개발한 피터 노튼 (56) 은 90년 자신의 사업체를 시맨테크에 매각한 뒤 미술재단을 만들어 전념하고 있으며, 크로스월드 소프트웨어의 창업자인 캐트리나 가넷 (37) 은 여성 컴퓨터교육을 위한 기부활동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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