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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개통 30년] '땅밑 교통혁명'…작년 22억명 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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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김신 당시 교통부장관, 민복기 대법원장, 정일권 국회의장, 양택식 서울시장이 개통식 테이프를 끊고있다.(좌로부터)

▶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 15일 서울역~청량리역 구간 1호선 개통식을 열었다. 1970년 지하철건설본부가 발족하고 이듬해 4월 시청 앞 광장에서 착공식을 한 지 3년4개월만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로 잡혀 있던 개통식에 박정희 대통령은 참석하지 못했다. 남산 국립극장에서 열렸던 광복절 행사 도중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총탄에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당시 7.8km에 불과하던 노선 길이는 1999년 7월 8호선 개통으로 286.9km가 됐다. 런던(415km).뉴욕(368km).도쿄(292km)에 이어 4위다. 하루 수송인원도 개통 당시 23만명에서 지난달 1일 현재 730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서울지하철은 지난해 22억명을 실어 날라 모스크바(33억명).도쿄(26억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개통 당시 30원이던 기본구간 요금은 800원이 됐다.

서울지하철은 9호선 1단계 구간(25.5km.김포공항~여의도~노량진~반포)이 완공되는 2007년 말 한 단계 더 도약한다. 9호선이 개통되면 인천공항.김포공항.강남 도심이 한시간 거리로 좁혀진다.

그러나 이처럼 양적 팽창을 거듭했지만 그림자도 만만치 않다. 과도한 부채로 적자운영에 시달리느라 안전 부문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이후 건설교통부와 감사원은 외부 전문가들을 동원해 서울지하철 안전진단을 벌였다. 그 결과 소방 안전 대책비로만 1조6000여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취약한 재무구조와 누적된 적자로 소방 안전시설 개선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의 누적적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조8763억원에 이른다.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 역시 지난 7월 1일 기준 3조1401억원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2007년 말까지 전동차 내장재 교체 등을 행정명령으로 시달하면서 767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서울시가 보탠 1151억원을 합쳐도 소방 안전시설을 갖추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액수다.

정부는 부족한 비용은 요금인상과 공사 부담으로 해결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적자경영인 공사가 요금인상만으론 부족분을 메우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하철공사는 2006년을 흑자경영 원년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사당역과 수서역 인근에 대규모 환승센터를 지어 승용차나 택시, 버스를 탄 승객이 지하철을 쉽게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환승센터에는 대규모 상업용 복합빌딩을 지어 수익을 창출하기로 했다. 군자 차량기지에도 대규모 주상복합 빌딩을 세울 계획이다.

김은하.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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