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BS교향악단 상임지휘 키타옌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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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의무적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에서 청중에게 평생 잊지못할 감동을 안겨주는 오케스트라로 만들겠습니다. 그래서 바쁜 일상 때문에 음악회에 발길을 끊었던 애호가들을 다시 공연장으로 불러들여야죠. "

30일 부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가진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드미트리 키타옌코 (59) 는 "레퍼토리 확대에도 신경을 쓰겠지만 '무엇을' 연주하는 것보다 '어떻게' 연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며 "음악회에 온 청중이 음악을 들을 때만이라도 번잡한 세상사를 다 잊고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생연주의 감동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하는 그가 가장 존경하는 지휘자는 생전에 상업적인 레코딩을 거부했던 세르지우 첼리비다케.

"KBS교향악단은 할 일은 너무 많아요. 우선 지휘자와 사무국.단원들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오는 2002년까지 3년간 매년 20회 이상을 지휘하게 될 그는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제5백회 정기연주회의 '첫 만남' 에서 단원들의 성실한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 면서 "그때 타오른 예술창조의 불꽃을 청중에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객원지휘자가 아니라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만큼 단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청중과의 만남을 자주 갖고 싶다고. 또 한국작곡가의 작품 소개나 국내 젊은 지휘자를 양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태생으로 69년 카라얀콩쿠르 2위에 입상, 76년부터 14년간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와 스위스 베른심포니 상임지휘자를 겸하고 있다.

키타옌코는 오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취임 후 첫 정기연주회를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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