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연찬회]'내각제 깃발' 다시 치켜든 자민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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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동안 말을 아껴오던 자민련이 다시 내각제 추진의 깃발을 높이 세웠다.

29일 당 소속 의원.당무위원 70여명이 참석해 종일 진행된 연찬회 (스위스그랜드호텔) 자리에서였다.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는 '연내 개헌→16대 총선 양당 공조' 라는 카드를 내밀며 합당설을 일축했다.

"총선의 최대 쟁점은 약속이행 여부가 될 것" 이라며 국민회의를 계속 압박했다.이어진 분임토론에서는 "의원직을 그만둘 수 있다는 의지로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자" (朴九溢의원) ,

"전 지구당에 내각제 현판을 달자" (李在善의원) , "안되면 내각제 청문회도 해야" (趙永載의원) , "양당간 국정협의회도 내각제추진위로 재편하자" (李肯珪의원) , "내각제 이후 정권을 내놓더라도 꼭 추진하자" (金正男당무위원) 는 내각제 강성 발언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의 '내각제 촉구' 분위기가 고조되자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지난 12월 18일 대통령과 총리가 '무릎을 맞대고 얘기할테니 참아달라' 고 한 데는 다 모르는 이유가 있을 것" 이라며 거듭 자제를 당부. 朴총재는 회의말미에 채택키로 했던 '공론화 즉각촉구' 결의문도 유보시키는 등 수위조절에 골몰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연찬회장을 찾아 만찬을 주재한 김종필 (金鍾泌) 총리는 "우리의 좌표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았으니 딴 생각 말고 오늘 다진 의지를 펼쳐나가달라" 며 당차원의 '내각제 추진' 에 힘을 실어 대비를 이뤘다.

반면 일부 의원들과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은 뉘앙스가 달랐다.

한영수 (韓英洙) 부총재는 "DJ.JP가 연초에 담판을 지어야 한다" 고 '조기담판론' 을 고수했다.

박철언 (朴哲彦) 부총재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조용히 두분이 가닥을 잡도록 하자" 고 수위를 낮추는 모습이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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