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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넥스트' "가수는 노랫말로 사회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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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넥스트’리더 신해철.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해''날아라 병아리''절망에 관하여''아주 가끔은''인형의 기사' 등 히트곡 제목만 써도 종이 한장을 빼곡히 채울 수 있을 법한 그룹 넥스트(N.EX.T). 넥스트가 해체된 지 7년 만에 5집 앨범 '개한민국'을 들고 새출발했다. 신해철은 그대로지만 다른 멤버들은 실력파 젊은 피로 구성됐다. 14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콘서트(1544-1555)를 준비하고 있는 다섯 멤버를 만났다.

-앨범 반응은.

"음반 시장이 죽었다. 1차로 5만장을 찍는다니 레코드사 사장이 놀라더라. 넥스트 4집은 첫 발매량이 20만장이었다. 자기 손으로 돈을 벌어본 사람이라면 공짜 MP3를 떳떳하게 내려받지 못할 것이다."

-홈레코딩 방식으로 제작비 1000만원이 들었다는데.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미디어와 대중에게 먹힐 예쁜 엔터테이너를 생산하는 주류 음악의 흐름을 바꾸고 싶었다. 3년을 들여 만든 저비용 생산 도구와 노하우는 이미 공개했다. 돈 없고 재능 있는 뮤지션이 음반을 쉽게 내게 해 음악의 중심축을 옮기는 게 목표다. 다행히 흐름은 긍정적이다. 올해 댄스나 R&B 가수가 설 무대는 별로 없었지만 록 페스티벌은 늘었다. 내년이면 판도를 뒤집을 것이다."

-최근 오마이뉴스의 넥스트 앨범평에 대해 장문의 반론글을 실었는데.

"요즘엔 오마이뉴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전혀 검증되지 않은 필자가 기자라는 이름으로 인신공격성 비평을 하는 오마이뉴스의 시스템을 문제삼은 것이다.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기존 평단은 죽어버리고 말도 안 되는 이론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5집 앨범은 제목부터 사회를 강하게 비판했는데.

"누구나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연예인이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연예인에 대한 뿌리 깊은 환멸에서 나온 것이다. 생각 없게 (TV에) 비치는 연예인도 문제지만 '연예인=공인'이라는 잘못된 개념도 문제다."

-록계의 동방신기가 되겠다는 말은.

"록에도 스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와전된 거다."

-넥스트 팬의 80%가 10대라는데.

"10대에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창구만 주면 취향은 금방 바뀐다. 인디 음악을 처음 접한 10대가 1년 뒤면 레드 제플린.지미 핸드릭스를 듣는다. 10대는 특정 음악만 들을 거라 생각하는 어른들의 편견이 더 문제다."

-이번 콘서트 내용은.

"넥스트 1~5집까지 총 50곡을 부른다. 메들리로 만들어 시간을 줄였는데 연습하다 보니 점점 길어진다. 4시간가량 공연할 것 같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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