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성 대검차장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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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원성 대검차장은 沈고검장이 기자회견을 한 직후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실로 찾아와 "고검장까지 지낸 사람이 어떻게 조직에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 고 비난했다.

- 沈고검장이 무고를 주장했는데.

"터무니없는 말이다. 沈고검장이 대전지검장을 하던 94년과 95년에 이종기변호사가 가장 호황을 누렸다. 본인이 李변호사에게 의뢰인도 소개하고 1백만원을 떡값으로 받았다. 또 李변호사로부터 여러차례 향응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沈고검장은 또 李변호사와 친척인 자신의 부하 검사를 李변호사와 면회시켜 혐의를 벗어나려고 시도한 사실도 있다."

- 향응은 어떤 형태인가.

"李변호사가 沈고검장의 요구로 여러차례 술을 마셨고 그 때문에 자신의 건강이 상했다고 했다. 대전 지역에선 沈고검장이 술을 자주 마셨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沈고검장에게 李변호사와 대질신문을 하자고 했으나 沈고검장이 거부했다."

- 오늘 기자회견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 (분개한 표정으로) 대구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대검으로 찾아올줄 알았다. 기자실로 와서 유인물을 돌릴줄은 정말 몰랐다. 沈고검장이 자신의 부하 검사에게 출장명령을 내 서울까지 데리고 왔다. 공인이 이러면 안된다."

- 沈고검장이 수뇌부 동반 퇴진론을 주장했는데.

"이 사건이 발생한건 92년부터 97년까지인데 현재의 총장과 차장이 그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沈고검장은 당시 대전지검에 근무하며 일이 있었으니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지만 이번 일로 총장이 책임지라는건 말이 안된다. 수뇌부는 이번 건을 철저히 파헤치려고 해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진 건데 만일 시끄러워진다고 수뇌부가 책임지면 다음에 누가 그런 악역을 맡겠나."

심야 대책회의를 끝내고 오후 11시쯤 대검 청사를 나서던 李차장은 沈고검장의 주장을 거듭 반박하며 그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일반 원칙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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