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설립 백인제박사 탄생100주년 기념행사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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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을 대표하는 의사로 백인제 (白麟濟) 박사를 꼽는데 주저할 이는 없다.

일제시대 경성의전 유일의 한국인 교수이자 백병원 설립자로 일평생 의학 발전에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29일은 白박사가 탄생한 지 1백년이 되는 날. 인제대와 백병원은 이날 서울롯데호텔에서 '현대의학 1백년' 을 주제로 백인제 박사 탄신 1백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가진다.

이번 학회에선 전종휘 (全鍾暉) 인제대명예교수, 권이혁 (權彛赫) 전 서울대총장, 이용각 (李容珏)가톨릭의대명예교수, 인제대의대 김진복 (金鎭福).이혁상 (李赫相) 교수,가톨릭의대 김동집 (金東集) 교수 등이 참여해 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1899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白박사는 우리 나라 현대 외과학의 뿌리를 개척한 선각자. 19년 경성의전 재학시절 삼일운동에 가담해 퇴학처분을 받고 10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를 아끼던 일본인 교수들의 노력으로 복학해 수석졸업의 영예를 차지했다. 삼일운동 가담경력 때문에 2년간 무보수로 일한 뒤 의사면허를 취득했으며 일제의 창씨개명 압력을 거부하기도 했다.

28년 경성의전 외과 주임교수에 임명됐으며 37년 장폐색증 치료를 위해 세계최초로 장루형성술 집도에 성공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신장결핵을 앓고 있던 춘원 이광수를 치료하기도 한 白박사는 당시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란 명성을 얻었다.

후학을 양성해 의학교육을 선도한 것도 그의 업적. '한국의 슈바이처' 로 일컬어지는 고 장기려 (張起呂) 박사도 그가 아끼던 제자였다.

46년 국내최초로 민간공익병원인 백병원 (인제대 부속병원) 을 설립해 민간 주도하에 진료.교육.연구를 병행하는 종합병원의 기틀을 세웠다. 白박사는 50년 6.25때 공산군에 납북되어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

현재 그의 장남인 백낙조 (白樂朝) 씨가 인제대이사장, 조카인 백낙환 (白樂晥) 씨가 인제대총장으로 그의 유업을 잇고 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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